만화책과 영화의 관계가 더욱 복잡하고 돈독해진다. 만화 전문 서적 버진 코믹스의 활약으로 영화감독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만화책들이 다시 스크린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지난해 버진 코믹스는 영화감독에게 받은 이야기를 만화책으로 옮겨 출간한 ‘디렉터스 컷’ 시리즈를 선보였다. 세카르 카푸르의 <스네이프우먼>을 선두로, 오우삼의 <세븐 브라더스>, 가이 리치의 <게임키퍼>, 에드 번스의 <독 월로퍼>, 만화책 수집가로 유명한 니콜라스 케이지와 그의 아들 웨스톤이 공동작업한 <부두 차일드> 등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서점을 찾았다. 할리우드의 러브콜을 가장 먼저 받은 만화책은 <게임키퍼>. 워너브러더스에서 제작하고 가이 리치가 직접 연출할 이 작품은 동물 세계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한 스코틀랜드인을 주인공으로 한다. 사유지 관리인으로 일하던 그는 아들이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가 수면에 떠오르자 얼핏 세련되고 정제된 듯한 도시에서도 정글의 법칙이 통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워너브러더스의 제작 책임자 제프 노비노프는 “가이의 만화를 읽은 뒤 우리는 관객이 액션이 가미된 이야기와 복잡한 캐릭터에 즉시 공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결정의 배경을 밝혔다.
이에 뒤질세라 <독 월로퍼> 역시 아이디어 제공자였던 에드 번스의 손을 빌려 스크린 이식을 준비 중이다. 금주당원들이 활약하던 192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그의 설명대로 “아일랜드계 미국인과 뉴욕의 역사에 대한 영화”가 될 듯하다. 시나리오 집필과 연출을 겸할 번스는 극중 캐릭터인 범죄자 매드 도그 매든도 직접 연기한다. 디렉터스 컷에 포함된 작품은 아니나 배우 로사리오 도슨이 구상했고 이미지 코믹스에서 발간한 <O.C.T: 오컬트 크라임 태스크포스> 또한 디멘션필름에서 영화화할 계획. 그러니 여성 살인마를 그린 <스네이크우먼>이나 혼혈 십대 유령 가브리엘을 담은 <부두 차일드> 등도 곧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