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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 독자에게] <디 워> 논란

<디 워>를 둘러싸고 말이 많다. 순수하게 영화적 성과를 논하는 것부터 심형래 감독의 학력 위조에 관한 입장까지. 한편의 오락영화일 뿐이니 재미있냐 없냐만 말하면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디 워>는 이미 하나의 사회현상이 된 것처럼 보인다. 영화가 개봉하기 전이지만 인터넷을 뒤져보니 <디 워>와 심형래 감독을 둘러싼 다양한 입장을 접할 수 있었다. 간략하게 쟁점들을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1. 영화에 관한 평가는 ‘뛰어난 컴퓨터그래픽과 다소 허술한 이야기’라는 말로 축약되는 분위기지만 긍정적인 입장과 부정적인 입장 사이의 거리는 멀다. “이무기가 도심에서 벌이는 파괴 행위와 여의주를 둘러싸고 두 마리 이무기가 벌이는 박진감 넘치는 배틀은, 그 어떤 거대괴수영화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장관”이라고 말하는 호평이 있는 반면 “이야기의 구성에 아무런 개연성과 매력이 없다보니 이무기가 떼로 몰려와서 LA를 파괴하는 장면도 게임 신작 오프닝을 보는 정도로만 재미있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2. 한국영화의 세계화라는 전략적 측면에서 <디 워>의 시도를 어떻게 보느냐도 입장 차이가 상당하다. 심형래 감독은 <디 워>가 100% 한국 기술로 이뤄진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는데 여기서 100%란 컴퓨터그래픽이나 미니어처에 한한 이야기일 것이다. <디 워>의 엔딩 크레딧에 나오듯 촬영, 음악, 음향, 편집 등 주요 스탭들의 자리엔 외국인의 이름이 올라 있다. <용가리>에 비해 많이 발전한 것은 사실이나 이렇게 주요 스탭과 배우가 할리우드 인력일 때 <디 워>를 모범적인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거리다. <괴물>도 외국 스탭을 동원했으나 <디 워>에 비하면 그 비중은 아주 작다. 3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자된 영화인 만큼 <디 워>가 한국형 블록버스터 전략으로 얼마나 성공적인지는 두고 볼 대목이다.

3. 애국심 마케팅을 둘러싼 논란이다. <디 워>의 엔딩에는 심형래 감독이 관객에게 보내는 편지가 들어 있다. SF영화의 불모지를 개척한 선구자라는 영웅적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는데 은연중에 ‘자랑스런 한국인’이라는 인상을 심어준다. 제작진은 특별히 애국심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엔딩장면만 놓고 보면 무색한 이야기다. 다만 영화 본편 자체는 애국심과 별 관련이 없다. 문제는 네티즌인데 일부 심형래 지지자들이 너무 과한 애정을 표현하고 있어 오히려 반감을 사는 분위기다.

4. 예기치 않게 터져나온 심형래 감독의 학력 위조 사건은 심형래의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 학력 위조가 단순 실수로 비롯된 것인지 의도적인 거짓말인지도 논란이지만 이 사건을 어떻게 볼 것이냐도 입장 차이가 큰 문제다. 광주비엔날레 신정아씨 사건이 터진 직후에 불거진 얘기라 대중적 관심이 각별할 수밖에 없다. 지지자들은 심형래가 학력 위조로 특별한 이득을 취한 적이 없음을 강조한다. 신정아는 학력 위조가 그의 경력에 큰 디딤돌이 됐지만, 심형래는 학력 위조로 인기를 얻은 것도 아니고, 영화제작에 이용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심형래 스스로 사과를 했지만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이번호에는 <디 워>의 제작과정을 담은 기획기사와 함께 <디 워> 배급사인 쇼박스가 제공하는 <디 워> 스페셜 에디션이 별책부록으로 나간다. 앞서 언급한 논란과 별개로 영화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이다. <디 워>에 관한 쟁점은 영화가 개봉하면서 더 뜨거워질 전망이므로 추후 더 깊이있는 기획기사를 준비할 예정이다.

P.S. 두 필자의 사정으로 이번주부터 2주간 ‘이동진·김혜리의 메신저토크’를 쉰다. 김유진 기자가 그만두고 새로 주성철 기자가 함께 일하게 됐음도 알려야겠다. <키노>와 <필름2.0>에 있던 주성철 기자 맞냐고? 맞다. 그렇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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