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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위기, 다같이 돌파하자
문석 2007-07-30

영화계 각 부문·단체 한자리 ‘한국영화산업대타협선언문’ 발표

‘뭉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충무로에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제작자, 투자자, 감독뿐 아니라 매니지먼트·조명·CG·세트 업체 등 한국영화의 다양한 부문 주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영화산업대타협선언문’을 발표했다. 차승재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정윤철 한국영화감독조합 공동대표, 최진욱 전국영화산업노조 위원장, 김길호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사무국장을 비롯해 김주성 CJ엔터테인먼트 대표, 조명업체 한빛라이트의 이승구 조명감독 등 상당수의 영화인들은 7월26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열고 “당면한 한국영화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그간 영화인들은 몇몇 작품의 상업적 성공과 국제적인 인정에 안주함으로써 일시적인 성공을 지속적인 흐름으로 만드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면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고자 각고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차승재 회장은 ‘대타협선언’의 배경에 관해 “4월부터 영화계 각 부문·단체와 접촉하면서 한국영화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근본적인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해왔고 그 성과가 이번 선언”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지난해 한국영화의 평균 총제작비가 50억원이었는데, 앞으로 20% 정도 감축해 40억원 정도로 만들어내는 게 목표다. 싸이더스FNH의 경우 7월 들어 3편의 영화에 들어가는데 10%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면서 제작비 합리화가 우선적인 과제라고 밝혔다. 김주성 대표도 “영화를 만드는 여러 주체가 모여 이런 선언을 한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고, 최진욱 위원장은 “지난 과오가 있다면 확실히 찾아내고 산업적인 문제를 진단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를 던지기도 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대타협선언’에 관해 “특별한 합의가 없어 그야말로 선언적 의미만을 가질 뿐이지만, 입장이 서로 다른 영화계의 주체들이 한목소리를 냈다는 사실은 이후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제작 부문의 힘이 결집되면 극장과 부분 투자자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 제작비 절감, 기획력 강화를 통해 투자자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극장부율 개선, 부가판권 수익 증대까지 이루기 위해 당분간 허리띠를 조르겠다는 영화인들의 ‘고난의 행군’은 이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