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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일탈, 백일몽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
장미 2007-07-25

슈퍼주니어의, 슈퍼주니어에 의한, 슈퍼주니어를 위한 영화. 유치하다고 평할 수는 있으나 미워할 수는 없다.

최초의 피해자는 가람고등학교의 성민(이성민)이었다. 손꼽히는 꽃미남인 그는 얼굴에 똥을 뒤집어쓰는 테러를 당한다. 발군의 농구실력을 자랑하는 거창고등학교의 한경(한경), 밴드 보컬로 인기를 끄는 나담고등학교의 예성(김종운)도 같은 수법으로 공격당한다. 각 학교의 꽃미남들이 연이은 테러의 목표물이 되자 기범(김기범)은 자신의 블로그에 모교인 늘파란외국어고등학교의 누군가가 다음 표적이 될 것이라는 추리를 올린다. 학생회장 시원(최시원), 댄스그룹 울트라 주니어의 리더 희철(김희철), 유도부 주장 강인(김영운)이 네 번째 피해자로 지목된 가운데, 이들 사이에 은근한 경쟁심마저 떠오른다. 범인을 추적하는 기범을 뒤쫓듯 울트라 주니어 멤버 동해(이동해)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긴다.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를 전면에 내세운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은 과장된 화법을 따르는 영화다. 미소년을 등장시키며 대기 중에 반짝임과 휘광을 흩뿌리는가 하면, 그 앞에서 고함을 지르다가 기절하는 여학생들을 늘어놓는 식이다. 화장실 유머와 자기 비하적인 농담도 가끔 심하다는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하이틴 스타를 캐스팅해 소녀팬들을 열광시키려 함을 애써 부정하지 않는 솔직함과 하고 싶은 말을 에두르지 않는 성실함은, 그러나 이 영화의 큰 장점이다. 입시에 지치고 일상에 지치고 기대에 지친 ‘고삐리’들. 극중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이 발생하고 영화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이 탄생한 이유는 하나다. 그들에게 잠깐의 일탈을, 백일몽을 제공하는 것. 다소 전달력이 떨어지는 발음이나 비문이 많은 대사에도 종종 공감할 만한 쾌활함을 드러내는 배우들이 가장 주요한 관전 포인트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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