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성을 잠식한다? 엔젤(세르기 로페즈)은 이상한 수컷이다. 결혼식날 입장을 미뤄가면서 신부의 남성 편력을 따진다. 열명 밑인지 그 위인지, 11명인지 12명인지 분명히 알아야겠다며 물러서지 않는다. 뭐가 그리 불안한지 엄마와 함께 추궁한다. 결혼하고 나서는 관계의 안정과 바람직한 미래를 위해 키우는 아이의 수를 늘려나간다. 하나, 둘, 셋, 넷. 뭐가 그리 불안할까. 그러고는 비서와 바람 피운다. 엔젤의 수상쩍은 바깥생활을 의심한 아내 안나(아이타나 산체스 기욘)가 친구에게 남편 미행을 부탁하는데, 그 둘이 침대 위에서 딱 붙어버렸다.
흥분한 아내의 반격이 시작된다. 결별 선언과 동시에 남편의 남동생이랑 동거를 시작한다.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다. 인물의 파격적 행위가 문제가 아니라, 그 이유랄지 배경을 알기 힘들게 좌충우돌이다. 엔젤은 마초와 담쌓은 인물 같은데 여자의 성에 대해선 마초 종마 같다. 무기제조상인 엔젤의 동생이야말로 마초스러워야 어울릴 듯한데, 유약하고 어수룩하다. 재밌는 설정이지만 맥락없는 이야기를 닮았다. 엔젤의 거시기를 굳이 이해하자면 죽고 나서다. 딱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요정에게 오럴섹스를 청한다. 다시 살아서 실컷 하면 될 것을, 그의 성은 무조건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