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한국 영화산업을 추스르기 위해 영화계가 손을 맞잡기 시작했다. 7월12일 한국영화감독조합(감독조합)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제협)와 첫 번째 비공식 만남을 갖고 ‘한국영화 미래를 위한 특별위원회’(가칭) 설립을 추진키로 했다. 감독조합은 이 위원회 안에 감독조합과 제협을 비롯해 촬영감독조합, 미술감독조합 등 제 단체가 참여해 한국영화의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자고 제의했다. 제협 또한 이 같은 입장에 원칙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애초 “한국영화산업노조와 제협 사이의 교섭이 완료된 뒤 정식으로 제협에 협상을 요청하겠다”던 감독조합이 이처럼 방침을 바꾼 것은 최근 한국영화의 위기와 관련이 있다. 이현승(사진) 감독조합 고문은 “영화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대립적인 모습만을 보여주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고, 오히려 영화계의 각 주체가 위기 극복 방안에 관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감독조합은 이날 자리에서 감독의 최저임금 등 각 조합이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는 이 위원회 안에서 논의하자는 의견을 내놓았으며, 단체협상과 같은 제협과의 공식 테이블은 한국 영화산업이 다시 건강해지는 2년 뒤쯤 만들자고 제의했다. 당분간 충무로에서는 “뭉쳐야 잘산다”는 구호가 메아리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