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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열린 영화제로 시네필들이여 집결하라

프랑스의 라호셀영화제, 기자와 마켓 배제한 관객 위주 운영으로 시네필들의 사랑받아

영화제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사진전시회

이번 여름도 어김없이 프랑스의 작은 도시 라호셀은 조용한 열기에 휩싸였다. 지난 6월29일부터 7월9일 까지, 모두에게 열린 영화제를 표방한 라호셀영화제에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 라호셀영화제는 지난 1973년 개최 이래 필름마켓, 경쟁부문이 없는 비상업, 비경쟁 영화제로, 유명한 영화인들이 참석하지만 기자회견이나 레드 카펫 세리머니보다 상영 뒤나 거리에서 이루어지는 관객과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더 중요시하는, 그야말로 시네필들을 위한 열린 영화제로 유명하다. 이런 특징은 영화 상영시 기자들이나 영화인들을 위한 자리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영화인과 대중이 섞여 함께 영화를 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 시상식 위주로 진행되는 폐막식 대신 영화제에 참석한 사람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백야’ 파티로 마지막을 장식한다는 점에서 두드러진다. 주요 프로그램은 크게 잘 알려진 감독들의 작품 회고전과 알려지지 않은 젊은 감독들을 위한 작품 소개 자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은 서로 잘 조화되어 있다. 또 다른 특이한 점은 무성영화를 피아노 라이브 반주와 함께 상영하는 ‘무성영화 섹션’, 담요와 쿠션을 준비해 천장에서 상영되는 비디오영화를 누워서 볼 수 있는 ‘담요, 쿠션 그리고 비디오 섹션’ 등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되어 있다.

올해는 이란 영화감독들의 특별 상영이 마련되었는데, 특히 여성감독들이 만든 두개의 다큐멘터리, <검은집>(포루 파룩자드 감독)과 <시아 바지, 즐거운 노동자>(마얌 카키푸르 감독)이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또한 두개의 새 영화를 가지고 라호셀영화제를 방문한 알랭 카발리에 감독은 상영이 끝난 뒤 거의 네 시간 동안 관객과 작품에 대한 얘기뿐 아니라, 여러 가지 주제로 자연스럽게 만남을 가졌다. 유감스럽게도 라호셀영화제는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며, 올해 한국영화는 한편도 소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라호셀영화제는 1993년, 1994년에 마련되었던 이두용 감독과 신상옥 감독의 회고전으로 이미 한국영화와 인연을 맺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