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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불공정거래 가능성 의심받아
김민경 2007-07-10

EU 집행위원회, 블루레이의 고화질 DVD 포맷시장 점유 관련 반독점 조사 착수

예고됐던 블루레이와 HD DVD의 차세대 매체 전쟁이 블루레이의 대세로 굳어져가는 가운데, EU 집행위원회가 고화질 DVD 포맷시장의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의심하고 나섰다. 7월3일 <월스트리트저널>은 EU 집행위원회가 HD DVD와 블루레이 포맷의 시장 점유와 관련해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6월 EU 집행위원회는 할리우드 주요 스튜디오에 공문을 보내 현재 택한 고화질 DVD 포맷의 선택 배경과 특정 포맷만 지원한 근거 등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블루레이와 HD DVD가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매체 선택 과정에 불공정한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를 조사한다는 목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할리우드 고화질 DVD 포맷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이미 점한 블루레이쪽에 주목하고 있다. 블루레이 포맷만을 출시하는 스튜디오들은 HD DVD를 배제한 특별한 판단 근거를 밝히라고 요청받은 상태다. 현재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중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 이십세기 폭스, 라이온스 게이트 엔터테인먼트, MGM 등이 자사영화를 블루레이 포맷만으로 출시하고 있다. 워너브러더스와 파라마운트는 두 가지 포맷을 모두 지원한다. HD DVD 포맷만 지원하는 건 유니버설 한 군데뿐이다. 하드웨어의 경우 HD DVD는 도시바, 블루레이는 소니 및 소니와 컨소시엄 관계인 필립스, 삼성, 샤프 등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 홍보담당자 조너선 토드는 “현재 각 스튜디오가 각 DVD 포맷에 대해 차별적 대우를 했는지 관련 정보 공개를 요청한 상태”라며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단계지 아직 공식적인 조사에 들어간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2007한국정보통신대전(Korea It Show)에서 시연 중인 삼성 블루레이.

HD DVD 출시 1년을 맞았던 지난 4월 미국 내에 올해 일사분기에 판매된 홈미디어의 70%가 블루레이라는 시장조사가 나오는 등 두 미디어포맷의 대결구도는 일단 블루레이의 승리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두 매체의 경쟁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는다. 블루레이는 최근 9월30일까지 새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구매할 때마다 5개의 무료 타이틀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플레이어 가격이 강점인 HD DVD의 도시바는 최근 499달러였던 플레이어 가격을 299달러까지 낮출 거라고 발표했다. 두 미디어포맷의 전쟁은 크리스마스 시즌이 낀 올 4분기에 절정에 달하리란 예측이다. 원래 DVD 판매고가 높은 시즌일 뿐만 아니라 새 플레이어를 본격적으로 보급할 기회라는 기대다. 일각에서는 미국 내 블루레이 보유 가정이 10만5천 가구, HD DVD는 15만 가구라는 근거를 들어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매체 선택에 따라 현재의 판세가 뒤바뀔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80년대 VHS와 베타맥스의 차세대 미디어 전쟁에 비유되던 두 매체의 전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