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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영화들 “작고 길게 달린다”
강병진 2007-07-09

<타인의 삶> <스틸 라이프> 등 소규모 개봉, 장기상영 전략으로 관객몰이

<타인의 삶>

변신로봇의 지구 점령에도 건강하게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22일 개봉한 <타인의 삶>은 개봉 15주차를 맞은 현재 약 4만5천명에 달하는 관객을 동원하며 장기상영을 이끌고 있다. 개봉관인 씨네큐브 광화문에서만 1만5774명을 동원해 개관 이래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작품으로도 기록된 <타인의 삶>은 7월 중순까지 연장상영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지난 6월14일 개봉한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개봉 4주째인 7월4일 전국 4만5천명을 돌파해 전국 5만명 고지를 눈앞에 보고 있으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초속 5센티미터>는 약 1만4천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이 밖에도 지아장커 감독의 <스틸 라이프>가 단관개봉으로 3주 만에 약 6천명을 동원했으며 지난 6월, 개봉 8주 동안 전국 5만명을 불러모아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운 <우리학교>는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전국 7만명 동원기록에 이를 전망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수입·배급한 CJ엔터테인먼트의 김권식씨는 “이러한 작은 영화들의 흥행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소규모 개봉으로 장기상영을 노리는 전략”이라고 말한다. 처음부터 프린트를 5개만 만든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CGV강변과 상암 등 전국 5개관에서, <초속 5센티미터>는 2개관에서만 상영됐으며 <스틸 라이프>는 씨네큐브에서만 단관 개봉됐다. <초속 5센티미터>를 수입한 대원디지털센터의 진재우 차장은 “프린트를 달라는 곳은 많았지만, 일부러 작게 개봉했다”며 “그 결과 관객이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프린트를 요구하는 지방 극장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 영화는 앞으로 지방 순회상영을 계획하고 있는 중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이미 7월4일에 CGV목동을 비롯해 수원, 오리, 일산, 대전으로 프린트를 옮겼으며 <초속 5센티미터>는 7월11일부터 중앙시네마에서 상영될 계획이다. <스틸 라이프> 또한 대전, 광주, 대구, 부산지역 상영을 앞두고 있다. 장기적인 전략으로 영화의 흥행을 이끌었지만, 작은 영화를 수입·배급한 이들은 하나같이 전략보다 영화의 질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타인의 삶>을 수입한 유레카픽쳐스의 강재규 팀장은 “아무리 장기상영을 전략으로 삼았다고 해도 3주 이상 극장에서 버티는 건 영화 자체의 힘”이라고 말했으며 씨네큐브의 최경미 과장은 “아무리 좋은 영화에 전략을 심어놔도 관객의 취향에 맞지 않는 한 효과는 없다”고 강조했다. 블록버스터영화들의 신기록 달성과는 거리가 먼 세상의 이야기지만, 영민하고 민첩한 작은 영화들의 흥행 또한 의미있는 기록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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