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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폿 인터뷰] 오토모드로 놓고 찍으니 화면이 질서를 만들더라
글·사진 강병진 2007-07-02

시네마디지털서울 2007 영화제 트레일러 제작한 소설가 김영하

소설가 김영하가 시네마 디지털 서울 2007 영화제의 트레일러를 제작했다. 박기용 공동집행위원장은 “이번 영화제에 초청된 중국의 리홍치 감독처럼 영화를 만드는 소설가로서 김영하씨가 어울릴 것 같았다”고 밝혔다. 영화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주홍글씨> 등에 원작을 제공하고 <내 머리 속의 지우개>의 각색을 맡기도 했지만 그가 직접 카메라를 잡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월26일 열린 시네마 디지털 서울 2007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영하 작가는 “처음 찍어왔을 때는 이런 게 트레일러가 되겠나 싶었는데, 그래도 편집을 하고 음악을 넣어보니 봐줄 만한 영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제 조직위원은 어떻게 된 건가. =이런 팔자에 없는 일을 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지난 3월이었나, 정성일 공동집행위원장이 조직위원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기에 그게 뭐냐고 했더니 별로 하는 일이 없다더라. (웃음) 그냥 분위기 잡고 있으면 된다기에, 영화는 무료로 볼 수 있냐고 했더니 그것도 해줄 수 있다고 해서 했다. (웃음)

-트레일러까지 만들어달라고 했을 때는 놀라지 않았나. =5월에 도쿄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2주 전쯤에 전화가 왔다. 조직위원회에서 결정이 났다면서 트레일러를 연출하라고. 조직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구나 싶었지. (웃음) 내가 해도 될까 싶은 의구심은 있었다. 하지만 영화제의 취지 중 하나가 영화를 본 관객이 내가 찍어도 이것보다 잘 찍을 수 있다며 카메라를 잡는 거라면서 내가 필요하다고 하더라.

-평소 사진을 많이 찍는다고 알려졌다. 그래도 디지털 캠코더는 생소했을 텐데. =이전에는 한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었다. 어쩌나 싶었는데, 박기용 위원장이 그냥 오토모드로 놓고 찍으면 화면이 알아서 움직인다고 하더라. (웃음) 카메라를 가지고서 집 근처 상암경기장을 돌며 찍어봤는데, 정말 화면이 스스로 질서를 만들더라. (웃음)

-제작한 트레일러는 초청부문과 경쟁부문 2개로 나뉘어 있다. 어떻게 촬영했나. =초청부문 트레일러는 일본 중앙선을 타고 신주쿠로 들어가는 장면이다. 이것저것 촬영한 영상을 놓고 고른 건데, 굳이 말을 붙이자면 이 영화제에 감독들을 불러오는 느낌이 있었으면 했다. 경쟁부문 트레일러는 요요기 공원에서 찍었다. 섀도 복싱을 하는 사람을 보고는 정성일 위원장이 “자기와의 고독한 싸움을 상징한다”고 하더라. (웃음)

-박기용 위원장 말에 따르면 영화편집프로그램에 대해서 자세히 물어봤다던데, 또 다른 작품을 만들 계획은 없나. =있을 리가 있겠나. (웃음) 당분간 소설에 전념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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