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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My Right to Ravage Myself

2003 프랑스,한국 청소년 관람불가

드라마, 멜로·로맨스, 미스터리 상영시간 : 93분

개봉일 : 2005-04-15 누적관객 : 1,334명

감독 : 전수일

출연 : 정보석(S) 추상미(마라) more

  • 씨네214.33
  • 네티즌7.18

공허함이 가득찬 오후, 죽음을 인도하는 자와 만난다...

스스로 결정하는 압축적인 삶이란 얼마나 매력적인가!

작가이자 고민상담 카운셀러인 S는 사람들이 각자의 취향에 맞게 자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살 도우미이다. 그는 스스로 자신이 죽음의 전령사임을 자처한다. 항상 북극에 가고 싶다던 술집 여자 세연은 총알 택시 운전사 동식의 여자친구이다. 세연에 대한 동식의 사랑이 점차 깊어지는 동안 그는 세연에게서 자신의 친형인 상현의 로션 냄새를 맡게 되고 형에 대한 질투와 세연에 대한 집착에 빠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세연이 의문의 자살을 하게 되고 동식은 그녀가 죽음이 타살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녀의 흔적들을 되짚어 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세연의 지갑에서 S의 명함을 발견하고 그의 정체를 추적하게 된다.

한편 동식의 친형인 비디오 아티스트 상현은 행위 예술가인 마라를 만나게 되고 마라의 행위 예술과 비디오 아트를 접목시키는 공동작업을 하게 된다. 그러나 마라는 공동작업을 그만두고 자살 도우미인 S를 만난 후 자신의 퍼포먼스 도중 무대였던 욕조에서 손목을 그어 자살을 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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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3명참여)

  • 5
    박평식쉬운 얘기를 어렵게 표현할 권리가 있다?
  • 5
    임범그 고통, 동참하고 싶지 않다
  • 3
    황진미그러시든가! 19세기식 감수성과 문제의식으로 세련된 척은~
제작 노트
About Movie

당신도 자살을 꿈꾸십니까? 그럼 제가 도와드리지요.

인간이 신에게 이르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창작을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죽음. 미스터리한 사나이 S는 작가이자 사람들의 취향에 맞게 자살을 도와주는 이른바 자살도우미이다. 첫 번째 의뢰인은 술집 호스테스 출신의 여자 세연.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항상 여행을 꿈꾸며 여러 남자들과 관계를 맺고 있지만 언제나 외로움을 탄다. 두 번째 의뢰인은 니르바나의 커트 코베인이나 X-Japan의 히데를 본받아 쿨하게 죽기를 원하는 십대 커트. 세 번째 의뢰인은 유명한 행위예술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마라. 그녀는 실재(實在)하는 것이 참다운 예술이라며 궁극의 진실을 추구한다.
이 세 의뢰인 모두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고 그 너머의 진실 혹은 신비에 매혹되어 표류하듯 살아가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공허감, 실재(實在)에 대한 집착, 전설적인 존재에 대한 동경을 자살로써 극복하고자 한다. 삶에 대한 애착과 열정이 없는 이들에게 S는 어느 날 홀연히 나타나 그들의 취향과 개성에 맞는 자살방법을 알려주는 자살 디자이너인 셈이다.
전수일 감독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김영하의 동명소설을 자유롭게 각색하여 자살 충동에 빠진 사람들을 통해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으로 가득찬 현대인들의 아이덴티티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데에 성공했다. 김영하의 묘하게 경쾌한 시선과 전수일 감독의 세상을 보는 깊은 시선이 만나 강렬한 영상 이미지, 박진감 넘치는 미스터리 멜로 드라마가 완성되었다.

방황하고 고뇌하는 현대인의 자화상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작가이자 고민 상담 카운셀러이면서 죽고 싶은 사람들을 자살로 인도하는 S와 그에게 자살을 의뢰하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갈등하고 방황하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려낸 미스터리 멜로이다.
전수일 감독은 화려한 카메라 움직임과 극사실적인 인물들의 갈등 그리고 팽팽한 긴장감 등을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스릴 있게 묘사하며 소설가, 택시운전사, 비디오 아티스트, 행위 예술가 등 여섯 명의 등장인물을 내세워 현대인의 자살충동에 대한 넓은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이제껏 어느 영화에서도 쉽사리 다룰 수 없었던 자살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놀랍도록 정교하고 섬세하게 표현하여 국내에서는 이미 크랭크인 당시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제 7회 부산 국제 영화제 PPP 선정작이며 2003년 한국 프랑스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으며 2003년 부산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었다. 또한 2004년 스위스 프리부르 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초청되었다.

관객이 원하는 고품격 대중영화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전수일 감독은 전작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로 2001년 파리 상영 당시 르 몽드, 카이에 뒤 시네마 등에서 최고의 격찬을 받으면서 한국 영화의 저력을 세계 무대에 보여주었다. 전수일 감독의 작품들은 이미 칸, 베니스 영화제 등에 초청되어 예술성 높은 작가주의 영화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고, 일군의 뛰어난 한국 감독들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색깔을 가진 작가로 주목 받고 있다.
전수일 감독은 그간의 예술영화를 통해 검증된 탁월한 영상미학을 바탕으로, 이번 작품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에선 광범위한 대중에게 다가설 수 있는 대중적인 고품격 영화를 추구하며 우리 영화 마당에 다른 영화의 가능성과 미래를 입증해 보일 것이다.
1990년대 이후 한국 영화는 다각적인 소재 개발과 함께 이를 보고 즐기며 음미하는 관객들의 뒷심으로 발전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관객의 수준 또한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되어왔다. 단세포적인 오락영화에 식상한 우리 관객들은 이제 새로운 영화를 원한다.
영화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가 내포한 충격적이고 도발적인 주제와 스타일은 한국영화관객의 주축을 이루는 2030세대의 감성과 취향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 2030세대라면 한번쯤 인생과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고, 현실로부터의 탈출을 꿈꾼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독특한 캐릭터와 충격적인 주제는 대중 특히 2030세대의 관심사로 부상할 것이며, 또한 강렬하고 파격적인 영상과 스토리구성은 세련된 감각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것이다.

김영하의 베스트셀러 - 원작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영화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의 원작인 김영하의 동명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계간 문학동네가 유망신인을 발굴하기 위해 제정한 제1회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받으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김영하의 장편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판타지 기법을 도입, 비현실적인 방법으로 현실에 접근한 흥미 있고 비범한 소설(도정일), 죽음이라는 진부한 주제를 몽타주를 방불하는 절묘한 구성으로 배열한 솜씨가 충격적이다(이제하) 등 심사위원들로부터 속도감과 힘을 갖춘 소설로 평가를 받았다.
소설은 자살청부업자인 나와 총알택시 기사 형제, 열여섯 어린 나이서부터 자기방기적인 삶을 이어온 스물 남짓의 여자 유디트, 누드행위예술가 미미, 프랑스에서 만난 홍콩여자 등 환상적·허구적인 인물을 통해 세기말의 징후를 속도 있게 그려낸 환상 소설로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문체와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단숨에 읽히는 장점을 지녔다. 바로 이러한 매력 때문에 전수일 감독은 영화화를 결심하였고, 원작에서 최대한의 모티브를 따왔다.
소설 속 남자들은 비디오 화면을 유일한 세상과의 통로로 삼거나 더 빠른 스피드에 인생의 의미를 찾는 등 현대사회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며, 건조한 섹스를 벌이는 여성들은 유명 화가의 그림 속 인물이나 비디오 화면, 또는 마네킹으로서만 자신을 드러낸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뒤쳐져 보이는 주인공들이지만, 이지적이고 냉철한 판단 하에 그들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고 실천하는 자아가 뚜렷한 사람들인 것이다. 바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말은 결국 나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죽음을 통해 산다는 말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Production Note

한국과 프랑스 합작으로 제작한 영화

국내에서 화제를 일으켰던 김영하의 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원작으로 하여 [내 안에 우는 바람],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의 전수일 감독이 소설보다 섬세하고 매력적인 영화 만들기에 온 힘을 기울였다.
한국 영화진흥위원회와 프랑스 국립영화센터(CNC)가 협력 약정서를 체결한 이후 프랑스 국립영화센터(CNC)의 지원과 (주) RG Prince France(대표:Regis Ghezelbash)와의 부분합작을 통해 제작되었으며 전체 후반작업을 프랑스에서 마쳤다. 또한 부산에 소재한 제작사의 영화인 만큼 부산영상위원회가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미스터리 드라마 그리고 개성 있는 캐릭터들

전수일 감독은 미스터리 짙은 드라마와 개성적인 캐릭터들을 이 영화의 큰 매력으로 꼽았으며 여러 등장 인물들을 통해 점차적으로 고립되고 외로워져 가는 현대의 산업사회에서 각각의 인간들을 어떻게 죽음을 떠올리며 결국은 자살을 선택하는지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한다. 또한 불안정한 시선으로 동식을 따라가는 카메라는 미스터리 기법을 백 퍼센트 활용하여 캐릭터를 통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갑작스러운 자포자기의 심정과 무미건조한 섹스 등을 표현해냈다.

매의 눈, 전수일 감독이 선택한 배우들

영화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에 캐스팅 된 배우들은 이미 뛰어난 연기력과 독특한 개성,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배우들로 알려져 있다.
TV와 영화를 넘나들며 변화무쌍한 연기를 보여주는 정보석, 개성 있는 연기로 뮤지컬과 영화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추상미, 단 2편의 필모그래피를 가지고 있지만 연기파 배우로 각인된 수아 그리고 정현성과 김영민이 있다. 우리는 정현성과 김영민 이 두 배우에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재현과 설경구는 연극에서 연기력을 다졌으며, 전수일 감독의 전작들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조재현은 [내 안에 우는 바람], 설경구는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에서 첫 주연을 맡은 바 있다. 이후 충무로에서 영향력 있는 배우로 성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의 주연으로 캐스팅 된 주목할 만한 배우 장현성과 김영민은 둘 다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했고, 장현성은 극단 학전의 간판 배우로서 10여 년간 [지하철 1호선], [모스키토] 등 뮤지컬과 연극을 오가며 활약했으며, 김영민은 연극 [내게서 멀어지는 것은 작다], [나운규], [레이디 맥베스] 등의 연극에 출연했다.
두 배우 모두 연극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소유한 배우로 장현성은 평범한 외모에 반해 어떤 역을 맡겨도 완벽하게 몰입하여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내고, 김영민은 카리스마 넘치는 강렬한 눈빛으로 시선을 끄는 충무로의 기대주로 자리잡고 있다. 전수일 감독이 선택한 뉴 페이스 장현성과 김영민의 차후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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