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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DNA로 해적판 완전 박멸?
최하나 2007-06-12

불법복제 영상 판독기술 ‘비디오 핑거프린팅’ 테스트 완료단계, 실용화 비용 문제는 아직

더이상의 해적판은 없다?! 미국영화협회(MPAA)가 불법복제 영상을 판독할 수 있는 ‘비디오 핑거프린팅’ 기술에 대한 테스트가 현재 완료 단계에 있으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기술 도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비디오 핑거프린팅’이란 영상 고유의 코드를 판독해 인터넷상에 유포된 해적판 비디오를 추적하는 것으로, 현재 사람이 일일이 눈으로 대조하며 확인해야 하는 작업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MPAA의 테스트 대상에 오른 10여개의 ‘비디오 핑거프린팅’ 시스템 중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신생업체 보빌(Vobile)이 개발한 것으로, 영상에서 “비디오 DNA”를 추출하는 기술이다. DNA가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 기술을 이용하면 단 몇초 분량만으로도 해당 영상이 해적판인지 알아낼 수 있으며, 캠코더로 찍은 흐릿한 영상까지 판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MPAA의 부회장 딘 가필드는 “비디오 핑거프린팅 기술은 이미 수년간의 테스트를 거쳤고, 이제 충분히 상용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과거에 해적판을 찾아내는 기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최근 몇년 동안 다수의 웹사이트들은 ‘오디오 핑거프린팅’ 기술을 사용해왔다. ‘오디오 핑거프린팅’이란 영상의 사운드 트랙을 분석해서 해적판인지 여부를 알아내는 기술. 그러나 외국어로 더빙되었을 경우나 비디오 앞머리에 다른 영상이 삽입되었을 경우 등 편법적인 유통에서는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비디오 핑거프린팅’의 도입을 통해 단순히 해적판의 유통을 차단하는 것뿐 아니라, 새로운 이윤 역시 창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영상을 다운로드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일정한 액수의 금액을 지불하게 한다거나, 혹은 무료로 감상하게 해주되 그 앞에 광고를 붙이는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기술의 적용 대상이 되는 인터넷 기업들이 ‘비디오 핑거프린팅’을 자사의 웹사이트에 도입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비디오 핑거프린팅’ 기술이 사실상 개발된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도입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비용을 누가 지불할 것이냐에 대한 문제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일례로, 유튜브를 소유하고 있는 구글쪽은 “해적판을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나, 언제쯤 적용할 것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상태.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비디오 핑거프린팅’ 도입의 지연은 구글과 같은 거대 인터넷 기업들이 초기 비용 부담을 회피하고 있을 뿐 아니라, 동영상을 통한 현재의 수익을 할리우드와 나눌 생각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