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마켓이 한국 바이어들로 북적댔다고 합니다. 눈에 들어오는 외화는 평년보다 더 많은데, 가격은 솟아오른 터라 땀 빼고 돌아다녀야 할 일이 많았다는군요. 반면 한국영화 수출 관련자들은 텅 빈 부스에서 에어컨 바람에 지쳐 있었답니다.
우리나라의 냄비근성을 본 것 같았다. 뭐 하나가 안 되면 바로 다른 하나에 몰리는 건 좀 웃기지 않나. 수출해야 하는 입장으로서는 외국 바이어들의 눈길이 더 사나워진 것 같더라. 예전에는 캐스팅 단계나 시놉 단계에 있는 한국영화들도 서로 사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꼭 완성본을 보려고 하더라. 물론 김지운 감독의 작품 같은 건 예외고. - 자신의 회사 영화도 상영을 못해서 계약까지는 못하고 돌아왔다는 A팀장
2000년 이후에 이렇게 치열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흔히 우리끼리 하는 이야기에 판매업자는 에어컨이 나오는 부스에 있기 때문에 긴팔 옷을 입고, 바쁘게 돌아다니는 바이어들은 더워서 반팔 옷만 입고 돌아다닌다는 게 있다. 이번에 한국영화 판매업자들은 긴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털옷을 입어야 할 정도였고, 한국 바이어들은 아예 웃통을 벗고 다녀야겠더라. - 요즘 안 그래도 한국영화가 추운 시기인데 한국영화 판매업자들은 더 추웠을 거라는 B대표
아직은 괜찮겠지 싶었는데 이번에 보니 한국영화가 정말 크게 무너진 것 같더라. 외국 바이어들이 한국영화를 사지 않는 걸 떠나서 관심도나 중요도 면에서 크게 벗어난 느낌이었다. 수입업자들은 그래도 고르게 구매한 듯 보였다. 가격은 경쟁 때문이라기보다는 한국시장이 커졌기 때문에 오른 것 같고. 꽤 큰돈 썼겠다 싶은 영화들도 구매액이 그렇게 높지는 않더라. - 그럼에도 한국 바이어들에게 외화를 판 사람들은 쏠쏠했을 것이라는 C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