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할리우드로 가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대니 글로버가 연출하는 영화 <투쌍>(Toussaint)에 전격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5월16일 베네수엘라 의회는 <투쌍>의 제작 파트너로 1천8백만달러를 지원할 것이며, 이 돈은 “각본과 제작비, 의상, 조명, 수송 등 제작과정 전반의 비용에 쓰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니 글로버의 감독 데뷔작이 될 <투쌍>은 18세기 아이티의 노예혁명을 이끌던 투쌍 루브르투르의 생애를 그리는 작품. 현재 투쌍 역에는 돈 치들이 캐스팅됐고, 그 밖에 조너선 리스 마이어스, 안젤라 바셋 등이 합류한 상태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진보 인사로 꼽히는 대니 글로버는 부시 정부에 비판의 날을 세워온 인권단체 ‘트랜스아메리카 포럼’의 수장이며, 차베스가 민주주의를 악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을 때 그를 옹호한 대표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베네수엘라를 몇 차례 방문해왔으며, 차베스와 함께 라디오 토크쇼에 출연하기도 했다. 글로버는 “투쌍의 혁명은 우리의 역사적인 기억에서 완벽히 지워진 상태”라며 “이 이야기에 관해 미국인들을 교육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정부의 이번 지원에 자국 영화인들은 반발하고 있다. <시카리오>의 호세 노보아 감독은 “1천8백만달러면 베네수엘라 영화계를 향후 5년간은 지원할 수 있는 돈”이라고 주장했으며, <세쿠에스트로 익스프레스>의 조너선 자쿠보위즈 감독은 “자국 내 빈곤이 만연한 상황에서, 이런 결정은 나를 분노하게 한다”고 말했다. 영화인들의 비판에 차베스 정부쪽은 “우리는 제국주의에 맞서 국가적인 정체성의 회복을 이야기하는 영화를 지원할 의무가 있다”며 “영화를 통해 미국과 서방세계의 압력에 대항하는 힘을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투쌍> 외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을 영화화하는 <미로 속의 장군>에도 1천8백만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