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에서 A3 출범을 축하하는 아시아 제작자들. 우측부터 이주익 대표, 이세키 사토루, 강태우 대표, 시난선, 제프리 챈, 유동
1천억원 규모의 아시아 영화펀드가 출범한다. 제6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아시아의 영화제작 및 투자자들이 ‘A3 인터내셔널 필름 펀드’라는 이름의 대규모 영화펀드를 조성한다고 칸국제영화제 공식소식지인 <버라이어티 데일리>가 5월22일 보도했다. <영웅본색> <황비홍> <무간도>를 제작한 ‘홍콩 영화계의 대모’ 시난선과 <시황제 암살>과 <묵공>의 제작자 이세키 사토루, 중국 최대 배급사인 폴리 보나의 유동 대표 그리고 한국의 이주익 보람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이 펀드의 주축이 됐다. 보람엔터테인먼트는 <묵공> <칠검> 등의 아시아 합작영화에 참여한 바 있다. 펀드명의 A3는 중국, 일본, 한국을 의미한다.
A3 인터내셔널 필름 펀드는 홍콩 투자은행 크로스비 캐피털 파트너스가 운용하며 3개월 안에 정식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지난 21일엔 한국의 투자사 엔토리노(주)가 A3 펀드와 공동제작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0억원의 투자유치권을 확정했다. 펀드를 구상한 홍콩 제작자 시난선에 따르면 A3 펀드는 향후 5년 동안 30여편의 영화에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 대상 영화들은 10억원 이하의 저예산영화부터 10억~50억원, 50억~100억원, 100억원 규모로 분류돼 제작비의 최대 60%까지 제공받게 된다. 시난선은 A3 펀드는 철저히 수익을 목적으로 운영할 것이며 아시아 기반의 디지털 배급시장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A3 펀드 창시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효과는 아시아 지역의 인력과 자본, 시장의 활발한 교류다. 지난 부산국제영화제부터 A3 펀드를 논의한 보람엔터테인먼트의 이주익 대표는 “나와 시난선, 이세키 사토루 모두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A3 펀드를 통해 아시아의 영화인들이 좋은 영화를 만들 기회를 더 얻길 바란다”고 구상의 동기를 밝혔다. 국제적으로 통용될 아시아 콘텐츠의 생산도 A3 펀드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이주익 대표는 <서유기> <심청> 등 범아시아적 협력이 필요한 콘텐츠를 예로 들며 A3의 자금으로 “<반지의 제왕>에 필적할 동양의 콘텐츠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표했다. <무간도>의 할리우드 판권 판매를 주도한 전 미디어 아시아 대표 제프리 챈도 함께해 미국시장의 교두보 역할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이주익 대표는 아시아의 저예산영화를 지원함으로써 건강한 영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엔토리노(주)의 강태우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A3 펀드로 한국 영화산업의 침체를 극복하고 “해외시장에 진출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현재 보람엔터테인먼트는 장동건, 장쯔이 주연의 <사막전사>를 제작 중이며 엔토리노(주)는 권상우, 송승헌 주연의 <숙명>에 투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