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GB의 용량이 성에 차지 않았던 것일까. DVD 제작·유통업체들이 영화제작사로 영역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예지원 주연의 <죽어도 해피엔딩>을 싸이더스와 함께 공동제작하는 프리미어엔터테인먼트는 이외에도 변희봉, 신하균이 캐스팅된 <더 게임>을 프라임엔터테인먼트와 공동제작할 계획이다. 튜브미디어에서 상호를 변경한 HB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에어시티> <꽃 찾으러 왔단다> 등의 드라마를 비롯해 <해바라기>를 연출한 강석범 감독의 신작 <미라클>을 준비하는 중. 또한 베어엔터테인먼트에서 독립한 엔터테인먼트 파란은 <여름이 가기 전에>의 성지혜 감독의 신작을 개발하고 있으며, SM엔터테인먼트가 비트윈을 인수해 자회사로 독립시킨 SM픽쳐스 또한 창립작품 기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DVD 제작·유통업체들의 사업 확장에 대해 영화계는 국내 부가판권 시장의 붕괴를 첫 번째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프리미어엔터테인먼트의 최근영 기획실장은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수익모델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수익률뿐 아니라 안정적인 콘텐츠 확보를 통해 DVD사업에도 시너지를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파란의 황윤정 대표 또한 “지금 부가판권 업체들은 사업의 다각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긴 마찬가지. 그런가 하면 SM픽쳐스는 기존 SM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가수와 배우를 통해 10대 관객을 영화시장으로 끌어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직은 영화제작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은 탓에 공동제작을 하거나 기회를 엿보는 게 대부분이지만, 이들의 행보에 따라 다른 DVD 제작·유통업체들 또한 사업 확장을 시도하는 사례가 많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