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 5월1일 오후 5시, 전주 영화의 거리에 위치한 프리머스 3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램 중 하나인 ‘시네마스케이프 해외 단편: 마스터즈’ 상영을 앞두고 색다른 무대인사가 있었다. 정수완 수석프로그래머와 함께 관객 앞에 선 타이의 영화평론가 찰리다 우아범렁짓은 영화 소개 대신 가혹한 검열제가 자국의 창작자와 관객의 권리를 빼앗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날 상영이 끝난 뒤 500여명의 관객은 곧바로 자리를 뜨지 않고, ‘타이영화의 자유를 위한 탄원서’에 기꺼이 서명했다(사진). 김태용, 오렐리앙 제르보, 김계중 감독 등도 관객과 함께 서명에 참여했다. 타이의 영화 검열폐지를 위한 국제적인 서명운동은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이 찰리다 우아범렁짓을 통해 전주국제영화제에 보내온 편지에서 비롯됐다. 서신에 따르면, 타이영화심의위원회는 위라세타쿤의 신작 <징후와 세기>에 “네 장면을 삭제해야만 상영이 가능하다”는 실질적인 상영금지 조치를 내렸고, 이후 “상업적인 상영을 포기할 테니 프린트를 돌려달라”는 감독의 의지마저 짓밟았다. 위라세타쿤은 서신에서 “모든 영화들이 불교협회, 의사협회, 교원단체, 노동단체, 군대, 애완동물애호단체, 택시연합, 그리고 다른 나라 대표들에 보여져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이번 사태는 “민주주의를 논하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파시스트 국가가 되겠다는” 망상에서 비롯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