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인디포럼2005의 상영작 <실종자들>의 민제휘 감독을 인터뷰했다. 그는 영화를 만들 때 ‘윤리와 구조’를 가장 중요시한다고 했다. 누군가는 고리타분하다고 일축할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는 민제휘 감독에게는 또래 독립영화감독답지 않은 매력이 있었다. 그는 서울독립영화제2006의 상영작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의 양해훈 감독으로 또다시 <씨네21>과 인터뷰했다. 첫 장편에서 처음으로 본명을 내세운 그가 민제휘 감독이었음을 알고서 남몰래 반가웠다. 올해 칸영화제 단편경쟁부문에 그의 단편 <친애하는 로제타>가 진출했다. 올해 전주영화제에서는 그의 장편과 단편이 모두 관객을 만났다. 인디스토리의 곽용수 대표는 하반기 개봉예정인 <저수지에서…>가 차기 주력 작품이라고 밝혔다. 각종 영화제를 싹쓸이하는 화제작 하나 만든 바 없는 양해훈 감독은, 이른바 ‘독립영화계의 스타감독’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지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계속해서 영화 만들기’가 목표라는 그의 태도는 그 어떤 충무로 감독보다도 야무지다. 쉽지 않은 목표를 그라면 이룰 수 있으리라. 믿을 수 없다고? <저수지에서…>는 이번 인디포럼에서도 상영된다. 직접 확인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