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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기자클럽] 보통 중국영화들을 위하여

예술적·기술적으로 부족함 없지만 대륙 내에서만 소비되는 중국의 주류 상업영화들이 세계의 관객을 만나려면

예전에 영화에 대한 가장 소박한 나의 생각 중 하나는 영화에 내재된 상업적 혹은 예술적인 질이 그 영화가 얼마나 널리 상영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라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1990년대 후반 한국에 와서, 영화들의 강점에도 불구하고 어디로도 가지 못한 많은 좋은 한국영화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결국 연락 및 운반망의 요소와 경제적인 요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현재 한국영화를 전세계에서 볼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그 영화들이 “더 좋아졌기” 때문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 영화들을 떠받치기 위해 잘 기능하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열심히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현대 중국영화들을 보면서 이 사실을 다시 떠올렸다. 지난 2년간 나는 ‘보통’ 중국영화들에 대한 개인적 선호가 생겼다. 즉 거대예산의, 국제적인 출자를 받은 장이모나 첸카이거의 서사극도 아니며, 지아장커 같은 6세대 감독들의 저예산 독립영화도 아닌 주류 상업영화들 말이다. 이런 영화들은 대부분 어디로도 나가지 않는다. 만약 보기를 원한다면 제한된 기회는 우디네극동아시아영화제나 (한국의 CJ엔터테인먼트가 후원하는 것과 같은) 중국영화 시리즈나 ‘YesAsia.com’의 DVD 온라인 판매점 같은 것으로 한정됐다.

보통 중국영화를 보는 데 있어 분명한 것은 그 영화들이 예술적 그리고 기술적 전문성의 부족함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중국에는 엄청난 수의 재능있는 감독들이 부상하고 있으며,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영화업계도 뛰어난 촬영으로 유명해지고 있다. 요즘 중국 영화인들은 2억원에서 8억원 정도로 진정 시각적으로 스타일리시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영화를 제작할 수 있다.

<영 & 클루리스>

이번주 나는 학교를 졸업하고 이후 베이징에서 도시 전문인으로서 다시 만나게 되는 두 고등학생 소녀의 삶을 다룬 성장드라마 <영 & 클루리스>를 봤다. 대단한 영화라 할 순 없지만 그만의 스타일과 창조성을 갖고 만들어졌으며 아시아 어떤 지역 젊은이들이든 이해할 만한 두명의 매력적인 젊은 여배우가 출연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카뮈 따위 몰라>나 <내일의 기억> 같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일본영화가 한국에서 상업적으로 개봉되면서 왜 주류 중국영화는 개봉되지 않는지 궁금해졌다.

중국의 주류영화들이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중국은 여전히 전문적인 국제 세일즈 회사가 부족하며 그래서 그들은 상대적으로 선별적인 외국 회사들에 의존해야만 한다(올해 한국 세일즈사 씨네클릭 아시아는 현명하게도 베를린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중국영화 <투야의 결혼>을 계약했다). 중국은 또한 자국영화를 국제적으로 쇼케이스할 부산과 같은 영화제가 없다(상하이영화제는 여전히 문제가 많다).

한편 영어로 출판된 정보는 국제영화 커뮤니티 바퀴를 돌아가게 하는 윤활유이지만 작은 주류 중국영화들에 대한 글이나 데이터는 여전히 아주 적다. 중국 정부 또한 자국영화를 해외에 효과적으로 홍보하지 않고 있다(한국 영화진흥위원회와 비교하면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셈이다).

중국은 향후 10년 안에 이런 장애물들을 많은 부분 극복할 수도 있고, 혹은 안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나라는 적어도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관심 속에 있다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중국의 현대 회화와 문학은 강한 국제적 관심을 끌고 있으니, 영화산업도 그렇게 뒤처지지는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중국은 아주 크거나 아주 작은 영화들에만 의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영웅>은 미국 박스오피스 1위로 개봉했을지도 모르고, <스틸 라이프>는 베니스에서 황금사자상을 탔을지 모르지만, 현시대 중국 도시 젊은이들을 다룬 주류영화가 아시아 전역의 영화관에서 개봉돼야만 중국도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산업을 지녔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날 때, 혹은 그렇게 일어난다면, 아시아의 관객은 전에 그 존재조차도 몰랐던 수많은 훌륭한 영화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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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조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