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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신용카드 할인 마저 없어지나
글·사진 이영진 2007-04-23

서울시극장협회 카드사에 “할인 중단” 공문 발송, 문광부까지 협회쪽 손 들어

신용카드 할인이 사라질 것인가. 서울시극장협회와 신용카드 회사가 영화관 입장료 할인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최근 정부가 서울시극장협회 편을 들고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시극장협회는 4월18일 이사회를 열어 신용카드를 비롯한 모든 할인을 중단하기로 하고,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주요 신용카드 회사 10여곳에 발송한 상태다. 최백순 서울시극장협회 상무는 “신용카드 회사들이 지금은 5천원까지도 할인액을 전액 부담한다고 하지만 언제까지 계속 그러겠느냐. 이미 변두리 극장에는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극장쪽에 할인금의 분담을 요구한 이동통신회사의 전례를 고려하면 신용회사 또한 마찬가지 요구를 해올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관광부 또한 이례적으로 극장협회쪽의 주장을 돕고 나섰다. 4월18일 낸 보도자료에서 문화관광부는 신용카드 회사의 할인 계약 등이 “관객으로 하여금 한국영화를 ‘제값 내고 보면 손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중소 영세극장의 출혈경쟁을 초래하여 극장업계의 양극화를 가져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관광부는 또한 “(신용카드 회사들에) 할인 계약 차별 등 극장업계의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신용카드 회사들은 서울시극장협회와 정부의 주장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할인금을 전액 부담하고 있고, 혜택은 소비자인 관객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는데, 왜 갑자기 딴죽을 거느냐는 것이다. L사 관계자는 “개별 회사 입장에서 뭐라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면서도 “대형 멀티플렉스 위주로 특별한 할인 서비스를 하는 것은 비즈니스 차원에서 당연한 일 아니냐. 극장협회쪽의 이번 조치는 멀티플렉스를 따라잡지 못하는 중소 극장들의 불만이 터져나온 결과일 뿐”이라고 밝혔다. CGV, 메가박스 등 서울시극장협회에 소속되어 있는 대형 멀티플렉스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이번 사안의 향방이 결정되겠으나 판단이 쉽지 않다. CGV 한 관계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정부와 서울시극장협회의 결정을 무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윈-윈 상대인 신용카드 회사들과의 관계를 쉽사리 정리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영화계 일부에선 영화관 입장료에서 한국영화발전기금을 충당하되, 입장료 인상만은 막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이번 갈등을 증폭시킨 것 아니냐는 추측도 터져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