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유력일간지 <힌두스탄 타임스>는 지난해 발리우드에서 총제작편수, 지방언어별 영화제작편수, 외국영화 유입 등 다양한 부문에서 눈에 띄는 지형변화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먼저 총제작편수 부문을 보면, 2006년 한해 동안 발리우드 역사상 가장 많은 1091편의 영화가 제작된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필름연합 사무국장 수프란 센은 “2003년 842편, 2004년 약 900편, 2005년 1042편의 영화가 제작되는 꾸준한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지방언어별 영화제작 부문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지난 5년 동안 발리우드에서는 인도 공용어 중 가장 많은 인구가 이해할 수 있는 힌디어로 제작된 영화의 편수가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지방어로 제작된 제작편수가 힌디어영화 제작편수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에 따르면 텔루구어로 제작된 영화가 245편으로 힌디어영화 223편을 앞지르며 총제작편수의 22%를 차지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지방어로는 최다 제작편수를 자랑했던 타밀영화는 162편으로 3위를 차지했다. 특히 보즈푸리어로 제작된 영화는 총 76편으로, 2005년보다 100%나 상승한 제작률에 힘입어 전체 영화생산의 7%를 달성하는 면모를 보였다. 지역별 영화제작편수는 뭄바이가 부동의 1위를 고수하며 403편을 기록했고, 이어 남인도의 하이데라바드가 220편, 역시 인도 남동부의 항구도시 첸나이가 205편의 영화를 제작해 3위를 기록했다.
외국영화들의 적극적인 인도시장 공략도 눈에 띈다. 지난해 총 336편의 외국영화가 인도 검열국을 통해 VCD, DVD 발매와 극장개봉을 위한 검열인증서를 받았다. 이중 미국영화가 254편으로 가장 많았고 홍콩영화가 35편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수프란 센은 “더빙해서 개봉하는 외국영화가 감소하는 추세고, 보즈푸리어 등 지방언어 영화 제작편수가 급상승하고 있는 것은 발리우드가 여전히 견실한 영화시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발리우드 일각에서는 DVD와 VCD를 통한 외국영화의 안방공략이 더욱 확대되면서 장기적으로 관객의 취향이 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개인용 PC 보급률의 상승과 함께 젊은 관객층이 취향에 맞는 영화를 골라보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국영화의 불법복제를 막을 방법도 현재로서는 없다. 발리우드의 자국 관객 지키기는 영화산업의 몸집이 커질수록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