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정에서 불거진 스크린쿼터 현행유보 논란에 대해 영화계가 강도높은 대응에 나섰다. 지난 3월26일, 국회의사당에서 ‘스크린쿼터 현행유보 중단촉구’ 기자회견을 연 영화인들은 이튿날인 27일에는 문화관광부를 항의방문했고, 이어 28일에는 종로 보신각에서 한-미 FTA 저지 및 스크린쿼터 빅딜음모 규탄 영화인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제작자, 감독, 배우, 스탭, 학생들이 모인 이 자리에서 영화인들은 “한국영화를 죽일 권한은 그 누구에게도 없다”며 정부의 FTA 협상전략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26일 있었던 기자회견에서는 영화인들뿐만 아니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김원웅 위원장을 비롯해 천영세, 정병국 등의 국회의원도 함께했다. 특히 한-미 FTA에 찬성파로 알려진 한나라당의 정병국 의원은 “한-미 FTA는 어디까지나 국익을 전제로 해야 한다. 스크린쿼터는 전세계에서 자국의 문화를 지키기 위해 시행된 제도 중 유일하게 성공한 제도이기 때문에 미국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날 문화관광부 항의방문에서 영화인들은 “스크린쿼터의 미래유보를 관철시키도록 영화계와 함께 다각도로 노력하겠다”는 문화관광부의 공식입장을 확인했다.
한편, 27일에는 전국연극영화학과학생회연합 소속 학생 4명이 한-미 FTA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있는 하얏트호텔에 들어가 기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 자리에서 업무방해와 영업장 무단침입을 이유로 경찰에 연행된 학생들은 현재 전과가 없고 학교 수업이 진행되는 점이 참작되어 불구속 처리로 풀려난 상태다.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양기환 사무처장은 “이후에도 필요하다면 노숙과 단식농성까지 할 생각”이라며 “먼저 3월30일에 열리는 한덕수 총리내정자의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그가 주도한 스크린쿼터 축소의 부당성을 폭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