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노사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과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위임교섭단은 3월19일 제19차 단체교섭에서 미합의 쟁점들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으나 양쪽 모두 조만간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서울 중구 필동 싸이더스FNH에서 열린 이번 교섭에서 노사는 3차례의 정회를 거듭하며 4시간이 넘는 협상을 벌였지만 아쉽게도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제협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교섭을 진행하면서 미뤄뒀던 사안들을 한꺼번에 테이블에 올려놓은 터라 단번에 합의를 끌어내긴 쉽지 않았다”면서도 “7월1일 협상안 발효 전까지 양쪽 모두 연착륙을 위한 준비가 필요한 터라 오래 시간을 끌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월 내에 협상을 끝내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많은 시간이 필요한 진통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위임교섭단의 일원으로 참석한 TPS의 이종호 프로듀서도 “앞으로 1회 정도의 교섭이 더 치러지면 만족할 만한 수준의 합의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19차 단체교섭에서 가장 많은 논의가 이뤄진 쟁점은 저예산영화 규정이었다. 제작자들은 한국영화 평균 순제작비가 “35억원에서 40억원 사이”임을 감안해 저예산영화를 15억원 미만 영화로 규정하자고 한 반면 스탭들은 영화진흥위원회가 정한 대로 “10억원 미만 영화”를 주장했다. 결국 노사는 스탭들의 의견대로 10억원 미만 영화를 저예산영화로 정하자는 데 동의했으나 이번엔 관련 조항들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였다. 제작자들은 “저예산영화는 이미 합의한 임금기준 적용을 유예하자”고 했고, 이에 대해 스탭들은 “지급받지 못한 임금을 투자 형식으로 전환해달라”는 요청을 내놓았다. 이 밖에 노사는 노조의 재정자립기금 확보 문제, 야간촬영이 많은 영화의 경우 추가수당 지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으나 뜻을 합하진 못했다.
노사는 현재 실무협상을 통해 추가 교섭 일시를 정할 계획이다. 노사 대표단이 원활한 교섭을 위해 마련한 실무협상 테이블에서 미합의 쟁점들에 대해 한발씩 양보해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제작자와 스탭들 모두 합의안이 마련되면 이를 바탕으로 워크숍 등을 열어 위임사들과 노조원들에 협상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9개월 넘게 진행된 노사 양쪽의 줄다리기가 언제 막을 내릴지, 이제 초를 재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