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후 4년 만에 신작 계획을 발표했다. 배급사 도호는 3월19일 도쿄 유락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야자키 감독이 <절벽 위의 포뇨>란 이름의 장편애니메이션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절벽 위의 포뇨>는 현대 일본을 배경으로 사람이 되고 싶은 금붕어 포뇨와 5살 소년 쇼스케 이야기. 프로듀서인 스즈키 도시오는 “미야자키판 <인어공주>”가 될 거라고 설명했다.
<절벽 위의 포뇨>는 2004년 미야자키 하야오가 지브리 스튜디오 식구들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시작됐다. 여행지였던 세토나이카 마을을 마음에 들어 한 미야자키 감독은 이후 약 2개월간 그곳에서 주택을 빌려 혼자 생활했고, 바다를 바라보며 인어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스즈키 프로듀서는 “이번 작품은 애니메이션의 원점으로 돌아가, 지금까지의 작품과는 달리 아이가 그린 듯한 그림체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절벽 위의 포뇨>의 5살 소년 쇼스케는 미야자키 감독의 장남이자 <게드전기: 어스시의 전설>로 감독 데뷔한 미야자키 고로가 모델인 걸로 알려졌다. 스즈키 프로듀서에 따르면, 미야자키 감독은 자신의 반대에도 “고로가 <게드전기…>로 감독 데뷔한 건 자신에 대한 반항으로 생각”했으며, “아들이 어릴 때 일만 하느라 함께 놀아주지 못한 점을 반성”하는 마음으로 캐릭터를 그리고 있다. <게드전기…>와 아들에 대한 미묘한 감정이 작품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거장의 신작을 기대할 이유가 한 가지 늘어난 셈이다. 영화는 2008년 7월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