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네마테크에 발도 들이지 않았던 내가 이런 글을 쓰자니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한때 시네마테크의 어둠 속에서 펑펑 울기도 했고, 나 자신의 지적 한계를 느끼며 자책하기도 했다. 왜 가지 않았을까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직도 영화를 ‘배우는 사람’으로 보여지는 것을 두려워했던 것 같다. 사실 그전보다 많은 영화를 집에서 본다. 영화에 대한 이해도 그전보다 낫다. 그러나 어떤 영화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눈물을 감출 어둠도 없고, 나와 감정을 공유하는 사람의 숨결도 느낄 수 없다. 다시 예전의 정신으로 돌아가 시네마테크를 사랑하겠다. 정말로 행동으로 옮기겠다. 시네마테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