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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에디트 피아프, 스크린에서 다시 살다

프랑스는 지금 피아프의 드라마틱한 삶 그린 <장밋빛 인생> 열풍으로 술렁

프랑스는 지금 50여년 전 생을 달리했던 한 여가수의 이름으로 술렁이고 있다. 다름 아닌 ‘Non, je ne regrette rien’(저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혹은 ‘La vie en rose’(분홍빛 삶) 등으로 한국인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프랑스 여가수 에디트 피아프. 그의 삶을 다룬 영화 <장밋빛 인생>(La Mome)(구어로 어린애, 속어로 계집애 혹은 정부)이 개봉해 극장가, TV, 음반시장을 장식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가 개봉한 이후 음반시장에서는 그녀의 음반을 찾아 모여드는 고객을 위해 에디트 피아프 음반을 다시 찍어내기 시작했고, 레코드 판매점들은 그녀만을 위한 음반 코너를 새로 준비했다. 또한 파리지엔들은 영화의 이름을 딴 ‘La mome’ 향수를 찾아 화장품 가게로 모여들고 있다.

영화의 마케팅을 맡은 TFM은 개봉 다섯달 전부터 치밀한 광고 전략으로 관객의 시선을 일찌감치 사로잡았다. 먼저 대안 마케팅 전략으로 에디트 피아프 역을 맡은 마리옹 코티야가 얼굴을 가린 모습, 에디트 피아프 분장을 한 모습, 분장을 지운 모습을 점진적으로 보여주면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또한 프랑스영화 마케팅 전략으로서는 최초로 국영방송 채널과 합작하여 개봉 전 확실하게 국민들에게 영화의 존재를 알렸다. 영화의 이름을 딴 향수 또한 이러한 마케팅 전략의 일부였던 것이다.

<장밋빛 인생>

베를린영화제 개봉작이기도 한 <장밋빛 인생>은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매춘부와 광대들 틈에서 노래 부르며 어린 시절을 보내고, 파리 빈민촌의 길거리 가수로 시작해 50년대 프랑스 최고의 가수로 생을 마감하는 등 드라마틱한 그녀의 삶을 다루고 있다. <영화의 사회학과 관객>(Sociologue du cinema et de ses publics)의 저자이기도 한 사회학자 에마뉘엘 에티스는 <장밋빛 인생>에 몰려드는 프랑스 관객의 형태를, 50년대를 살아온 에디트 피아프 세대의 향수 어린 접근과 어렴풋이 알고 있던 그녀의 전설적이고 드라마틱한 삶을 새로 발견하고자 하는 젊은 관객층으로 나누어 분석하면서 “왜 지금, 50년이 지난뒤 프랑스인들은 그녀를 다시 발견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했다.

올리비아 다한 감독의 <장밋빛 인생>은 지난 2월14일 개봉한 이래 프랑스 전국 718개 극장에서 개봉해 뤽 베송이 제작한 <택시4>를 누르고 129만6944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지금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2월28일 통계)하고 있다. 에디트 피아프의 행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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