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당 최대 스크린 수를 400개로 제한하자.” 차승재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이 얼마 전 스크린 독점을 막기 위한 자율규제안을 내놨습니다. 이에 대한 충무로 안팎의 반응을 들었습니다.
“제협쪽에서 1편당 400개 스크린 이상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배급사에 요청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상을 걸어야 제작비 회수가 가능한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제협쪽의 의견이 관철된다면 한국영화 스케일은 줄어든다. 대작들은 제작에 들어가기조차 어렵다. 상대적으로 할리우드영화가 자동으로 붐업된다. 그걸 제작자들이 바라는 것인가.” _이념으로 산업 논리를 눌러선 곤란하다는 투자·배급사 관계자 K씨.
“제협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은 아니다. 그동안 제작자들이 가장 우려한 건 제작비의 가파른 상승이었다. 또 튼튼한 재생산 구조를 갖출 수 없는 허약한 한국영화의 구조를 문제삼았다. 평소 이 문제에 관해 우려를 여러 차례 밝혀온 차승재 회장의 발언도 그런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 엄청난 P&A 비용을 들여 스크린을 무조건 많이 잡고 보는 식의 과열 경쟁을 제작자들이 나서서 자제하자는 뜻으로 말이다.” _총대를 멘 자의 가슴을 들여다보자는 제작자 L씨.
“스크린 독점을 막기 위한 방안치곤 실효성이 없다. 400개 이상 스크린을 확보하는 영화가 1년에 몇편이 되는가. 지금 논의되고 있는 스크린 수 규제는 작은 영화들을 위한 조치라고 보기 어렵다. 취지는 동의하나 큰 영화들끼리 사이좋게 개봉하는 정도의 효과밖에 가질 수 없다. 이제 정말 공룡 멀티플렉스를 거느린 메이저 투자·배급사의 수직계열화를 문제삼아야 한다.” _공정한 경쟁과 룰을 위해선 곪은 뿌리를 건드려야 한다는 정책가 R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