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영화 다운로드 사업이 이미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미국시장에 이어 일본에서도 인터넷 등을 이용한 영상배급사업이 2007년 들어서면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일본 영화사들간에 DVD 등의 패키지 미디어에 더하여 온라인 서비스를 영화의 2차 이용 비즈니스로 격상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영화의 2차 부가판권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DVD 사업 시장이 연간 8천억엔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영화의 극장매출액인 2천억엔을 더하면 관련 시장은 약 1조엔 규모에 이른다. 그러나 이는 사실 한계점에 다다른 수치로 더이상의 성장 가능성을 예상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온라인 영상배급 시장은 최근 그 성장세가 눈에 띄게 오르고 있어 음악에 이은 새로운 성장 비즈니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온라인 시장, 새로운 금광 될까
현재 일본 내에서 인터넷 영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포털은 Yahoo, USEN/GYAO를 중심으로 하여 goo, BIGLOBE, Nifty, Clubit, NeoINDEX 등이 있다. 지난해 말 일본영화 3대 메이저 영화사 중 하나인 쇼치쿠는 전용 영화배신 포털 사이트라고 할 수 있는 ‘시네리에’(www.cinelier.jp)를 신설했다. ‘시네리에’는 시네마 소믈리에의 약칭으로 쇼치쿠는 이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왕년의 명작들을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쇼치쿠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다운로드가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로 가격은 작품당 367엔. 소비자는 서비스 비용을 신용카드로 지불하며 7일 동안은 몇번이라도 반복해서 시청할 수 있다. 타 영화사들도 각 포털 사이트에 작품을 제공하고 있지만 메이저 전용 사이트를 오픈한 것은 쇼치쿠가 처음이다. 일본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쇼치쿠의 일본영화 라이브러리는 약 2500편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동영상 다운로드 회사인 시네마나우 재팬(www.cinemanow.jp)은 일본영화 다운로드 서비스를 올 봄부터 시작한다. 기간한정으로 작품을 스트리밍 형식으로 볼 수 있던 종래의 서비스와는 달리 영화를 컴퓨터에 저장해놓고 언제라도 볼 수 있다. 향후에는 컴퓨터로 다운로드한 영화를 DVD로 복사해 대형TV에서도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사실 현재까지 일본의 영화사들은 불법복제 등으로 또 다른 수익원인 DVD시장에 끼칠 해악이 두려워 온라인 영상 다운로드 서비스에는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디지털콘텐츠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이용한 영상배급의 2005년 시장규모(추정)는 전년대비 80% 증가한 881억엔. 2006년(예측)은 여기에 다시 60% 이상이 증가한 1400억엔을 넘어섰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미 1조엔에 달하는 극장매출과 DVD의 판매·렌털 시장규모가 한계점에 이르러 더이상의 성장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 비해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는 확실히 눈에 띈다. 온라인으로 구입한 영상콘텐츠를 컴퓨터에 보존하여 TV로 볼 수 있는 기능을 갖춘 미국 애플사의 신제품 ‘애플티비’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즈 비스터’가 보급되면 온라인 다운로드 서비스의 보급속도도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 판권 관련 권리자 인세 문제는 남아
이런 상황 속에서 일본의 가도카와 그룹 홀딩스(GHD)는 지난 2월부터 미국에서 <링> 등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영화콘텐츠를 인터넷으로 유료 서비스하기 시작했고, 미국 회사 비트토렌트의 P2P 기술을 활용하여 최대 200작품을 전송할 계획이다. 가도카와 GHD는 우선 P2P가 널리 보급되어 있는 미국에서 사업을 본격적인 궤도에 올려놓은 뒤 일본시장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미국 내 유료배신 사업은 가도카와GHD의 미국 자회사인 가도카와픽처스USA가 담당하며, 역시 자회사인 가도카와픽처스가 소유하고 있는 작품을 디지털화하여 제휴처인 미국 회사 비트토렌트(Bit Torrent)에 제공하는 형태다. 과거 5대 메이저 영화사 중 하나였던 다이에이(大映)를 인수한 가도카와픽처스는 다이에이의 라이브러리 약 1600편과 가도카와픽처스가 제작한 100편 등 총 1700편의 일본영화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가도카와는 직배가 아닌 일본 자본의 외화 배급사 중 2대 메이저였던 50년 역사의 니혼헤럴드를 약 2년 전에 인수한 덕에 일본 내에서는 니혼헤럴드가 보유한 외화 타이틀도 서비스할 수 있다. 비트토렌트를 통한 가도카와의 미국 내 유료 서비스 제1탄은 <링> 시리즈, <착신아리> 등 인기 호러영화를 포함한 30여편으로, 2월 중순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2007년 중에는 200작품을 배신한다는 계획이다. 이용요금은 영화 한편을 모두 다운로드하여 시청할 경우는 10달러 전후, 일정 기한 내에 1회만 시청하는 경우는 1편당 3달러 전후를 예정하고 있다.
DVD시장 규모가 연간 8천억엔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일본에서는 파일교환 소프트웨어에 의한 정보누설이나 저작권 보호문제가 사회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어서 P2P 기술의 신뢰성을 소비자들에게 인지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영화의 2차 이용에 대해 감독, 원작자, 각본가, 음악감독 등에 대한 권리자 인세가 확실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조율도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광케이블을 이용한 브로드밴드 인터넷 시스템은 일본이 미국보다 앞서 있으므로 가능성은 높다. 가도카와는 미국에서의 다운로드 사업을 토대로 일본에서의 본격적인 사업화 가능성에 대하여 판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