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카메론의 다큐 <예수의 잃어버린 무덤> 예수의 무덤 발견했다고 주장, 학계에선 부정적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예수의 잃어버린 무덤>이 진위 여부를 두고 논란을 부르고 있다. 3월4일 케이블 방송국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방영될 예정인 <예수의 잃어버린 무덤>은 1980년대 남부 예루살렘 건설현장에서 발견된 무덤에 있던 열개의 석관 중 예수의 관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다큐멘터리. 만일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예수가 죽은 지 3일 만에 부활해 승천했다는 기독교의 근본적인 믿음이 손상되는 것이다. 카메론은 뉴욕공공도서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것은 진행 중인 조사의 시작이며 회의적인 결과로 귀결될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많은 고고학자와 신학자들은 카메론이 언론을 상대로 쇼를 했을 뿐이라고 의심을 표했다.
<예수의 잃어버린 무덤>과 책 <예수 가족의 무덤>에 소재를 제공한 동굴은 2000여년 전에 만들어진 일종의 가족무덤이다. 발견 당시 비명을 조사한 고고학자들은 이를 ‘요셉의 아들 예수’, ‘마리아’, ‘예수의 아들 유다’ 등으로 해석했고, 그에 의거해 이 무덤이 예수 가문의 무덤이며 예수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아들 유다를 낳았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이후 관 속에 들어 있던 뼈들은 관례에 따라 그 자리에 다시 묻혔고, 관과 인체의 잔여물만이 DNA 검사를 위해 실험실로 보내졌다. <예수의 잃어버린 무덤>은 예수와 마리아 사이에는 어떤 유전적인 연관도 없는데, 이 무덤은 가족무덤이므로, 두 사람은 부부일 것이라는 실험결과에 의존하고 있는 다큐멘터리다.
초기 무덤을 발견한 고고학자 중 한명인 이스라엘 바-일란대학 고고학 교수 아모스 클로너는 <예수의 잃어버린 무덤>이 허위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요셉은 가난한 남자였다. 그 가족은 나사렛에 거주하다가 아이를 낳기 위해 베들레헴에 갔으므로, 예루살렘에 가족무덤이 있을 리 없다. 그러므로 나는 역사적으로도 고고학적으로도 그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예수와 마리아, 요셉이 당시 매우 흔한 이름이었다는 사실도 <예수의 잃어버린 무덤>을 공격하는 이들에게 근거로 작용한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요셉은 그 무렵 두 번째로 흔한 남자 이름이었고 예수는 여섯 번째였으며, 당시 여성 중 21%가 마리아라는 이름을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예수의 잃어버린 무덤> 제작진은 그 세 가지 이름이 한꺼번에 같은 무덤에 사용되었을 확률은 600분의 1에 불과하다는 통계학 연구를 인용하며 그러한 주장을 반박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유골들 사이의 DNA 상호비교는 가능하지만 정작 예수의 DNA는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예수의 잃어버린 무덤>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거인인 제임스 카메론의 깜짝쇼에 불과한지, 성경을 뒤엎을 새로운 발견인지, 그 진실은 저 너머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