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 시네마테크가 개관했을 때 친구의 입에서는 기쁨어린 짜증이 튀어나왔다. ‘드디어 브레송의 영화를 필름으로 직접 보게 됐네. 씨발.’ 평소 간절히 보고 싶었던 영화를 ‘필름으로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욕 나올 정도로 가슴 설레는 일이다. 이건 취향이나 기호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의 한 영화가 필름으로 상영되었을 때 이 영화는 더이상 ‘고전’이 아니라 지금 ‘현재’의 영화가 된다. 이처럼 시네마테크는 많은 좋은 영화들을 상영하면서 ‘영속성’을 부여한다. 그런데 개관한 지 몇년도 되지 않아 위기가 거론되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다. 하루빨리 라이브러리를 갖춘 튼실한 극장으로 자리잡기 위해 모두의 힘을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