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문외한이 스포츠나 악기, 무용을 배워 멋진 공연을 해낸다, 라는 스토리는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이야기 공식이다.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고 그래서 마침내 힘겨운 연습 끝에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모두가 감격한다. <훌라걸스>도 비슷한 맥락에서 ‘훌라’ 춤에 도전한다. 하지만 영화는 훈련과 연습과정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시대에 뒤처진 산업에 종사하는 마을 사람들에게도 고루 눈길을 주고 있다. “손톱 밑에 낀 때”가 지겨워서 훌라춤을 배우려 했던 사나에, 돌아갈 곳 없는 마도카 선생, 춤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보이는 기미코, 야자수를 살리기 위해 애쓰는 광부 등 각각의 캐릭터가 뚜렷하다. 변화하는 시대의 조류에 밀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연민과 새로운 희망에 대한 믿음이 탄광촌과 훌라춤이라는 묘한 결합을 통해 그려지는 <훌라걸스>에서 아무래도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훌라춤일 수밖에 없다. 무아의 경지에서 훌라춤을 추는 마도카 선생과 기미코의 모습은 춤 자체가 가진 매력을 느끼게 한다. 모든 동작에 의미가 있다는 훌라춤은 인물들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는 힘도 발휘한다. 시대와 청춘을 고루 담아낸 이야기 구조는 탄탄하지만, 익숙한 공식은 감동도 미리 가늠하게 하는 아쉬움이 있다. <69> <스크랩 헤븐>을 만들었던 재일동포 이상일 감독은 <훌라걸스>로 주류 일본 영화계에 안착했다. <훌라걸스>는 2007년 일본 아카데미영화상 11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탄광촌 소녀들의 훌라춤 도전기 <훌라걸스>
글
이현경(영화평론가)
2007-02-27
탄광촌에서 펼쳐지는 소녀들의 훌라춤 도전기. 하와이가 아니에요!
<훌라걸스>는 1965년 일본 후쿠시마현을 배경으로 순박하고 따뜻한 훌라춤 도전기를 그려낸다.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강원도 태백 같은 그곳에 어느 날 ‘훌라댄서 모집’ 공고가 나붙는다. 생뚱맞아 보이는 전단지가 나붙게 된 사연은 이렇다. 석유에 밀려 석탄 산업은 사양길에 접어든 시절, 탄광이 폐쇄되고 직원들은 정리해고된다. 고육지책으로 마련한 안이 하와이언 센터를 세우는 것이다. 회사에선 일부 직원들도 다시 고용할 수 있고 관광수입도 올릴 수 있다고 설득하지만 대대로 탄광 일에 종사하며 살아온 주민들은 선뜻 찬성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더구나 댄서로 지원하려던 마을 여자들은 거의 벗은 차림으로 춤을 추는 영상물을 보고는 기겁을 한다. 결국 도쿄에서 모셔온 마도카 선생(마쓰유키 야스코)이 도착했을 때 남은 지원자는 새로운 세계를 동경하는 소녀 사나에와 기미코(아오이 유우)를 비롯해 달랑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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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같은 작품에 비해선 다소 '가려진게'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영화스토리 내내 담겨져 있어 마치 배우들의 훌라댄스를 추는 장면마다 박수를 쳐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정도로 상당히 아름답고 이쁜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이상하리만치 아오이유우의 매력은 강하다 못해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부분이 있어서 뇌리에
세게 중독될정도의 무서운 연기자임에 틀림이 없음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아니었나
생각이들며 , 어느 연기자이건 그 작품에 몰입하기위해서 노력을 하는 당연지사!
훌라댄스 이 작품에서도 "아오이유우"의 훌라댄스의 실력은 과히 놀랄정도의 신비력을 보여주는
부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빛나는 작품뒤에는 분명히 뛰어난 조연배우 및 그 이상의 연륜있는 배우분들이 있는것은
당연지사! 러브레터의 "토요카와 에츠시" 오빠역할로서 매력있고 다소 침착한 어조의 캐릭터
훌라댄스 선생님(센세이) 역할의 "마츠유키 야스코 " 또한 훌륭한 제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카리스마적 연기와 여지없는 춤연기 또한 이 영화에서 빼놓을수 없는 중요한 장면들의 광채가
되었음을 감히 말씀드릴수가 있겠습니다.
제작비용이 그다지 크지않을터인데 국내관객에게 많은사랑과 감동을 줄수 있는 force 가 분명히
결과치로 나타날것이고 , 아오이유우를 다시금 사랑스런 배우의 확인증명하는 계기가 단연코
되실것이라 예상이 됩니다.
훌라댄스 장면만 보더라도 은은하고 깊은 감동을 만끽하실것이라 믿으며 적극추천해드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