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가 미국의 차기 대선주자들을 위해 지갑을 열고 있다. 2월 초 공화당 대선후보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할리우드를 방문한 가운데, 민주당 대선후보인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을 비롯해 조지프 비든 상원의원,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들이 민주당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할리우드를 찾아 모금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선거자금 모금전은 할리우드 예비선거라고 불릴 만큼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후보는 단연 배럭 오바마다. 드림웍스의 공동설립자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제프리 카첸버그, 데이비드 게펜이 발벗고 나서서 후원모금파티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20일 저녁(현지시각)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파티에서는 1인당 2300달러(약 215만원)의 참가비를 받았으며, 6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는 영화배우인 조지 클루니, 벤 스틸러, 에디 머피, 모건 프리먼 등과 함께 영화감독 론 하워드, 가수인 잭슨 브라운 등이 참가했다. 뿐만 아니라 피터 체르닌 폭스그룹 회장, 론 마이어 유니버설스튜디오 사장, 리처드 쿡 월트 디즈니 회장, 브래드 그레이 파라마운트 회장 등 업계의 거물급들이 대거 참석하여 오바마에 대한 할리우드의 관심을 실감케 했다. 특히 티켓 20장에 달하는 4만6천달러를 기부한 특급 인사들은 베벌리힐스에 있는 데이비드 게펜의 호화 저택에서 열린 비공식 만찬에 참가했다는 후문. 스필버그와 카첸버그의 공동 대변인은 이날 모금파티에 대해 “오바마의 입후보 자격에 대한 엄청난 성명서와도 같다”고 말했으며, 민주당의 선거전략 상담원인 개리 사우스는 “나도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정말 이곳에서 일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오바마에게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며 파티의 성공을 놀라워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오바마가 100만달러 이상의 선거자금을 모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같은 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또한 할리우드 공략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지지율 40%대를 넘고 있는 힐러리는 오바마의 10%대를 크게 앞서고 있는 상태다. 오바마보다는 상대적으로 조촐한 행사를 준비 중이지만, 역시 그 기세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힐러리가 “할리우드의 억만장자와 백만장자인 변호사들 그리고 벤처사업가들에 안주인 노릇을 하는 전략”으로 성공적인 행사를 개최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오는 3월24일 대대적인 만남의 밤 행사를 계획하고 있는 힐러리는 이를 위해 예비행사로 22일 미디어 재벌인 하임 사반의 브런치 행사와 로스앤젤레스의 대표적 ‘펀드레이저’인 심 페이라의 칵테일 쇼를 준비 중이다.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영화제작자 스티브 빙 등이 이미 힐러리 지지선언을 한 상황. 과거 상원의원 선거 때 힐러리를 도왔던 샤론 스톤, 제니퍼 로페즈, 수잔 서랜던 등도 이 행사에 참가할 전망이다. 현재 할리우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꿈의 공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