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가 표류하고 있다. 지난 1월25일 열린 고양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한나라당의 한 위원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영화제의 상영작이 대부분 사회주의적인 영화”라는 것과 지출된 예산에 비해 지원된 예산이 훨씬 많다는 점을 들어 예산 삭감을 주장했다. “사무실 운영비와 광고비, 해외출장비 등 기타 잡비 외에 필름 임대료와 대관료 등 실제 영화를 보여주기 위한 비용은 1억3천만원뿐이었다. 영화제에 참여한 사람들이 모은 2억5천만원으로도 충분히 이 영화제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 결국 고양시의회는 지난 1월29일 열린 본회의를 통해 사업내용의 적정성 여부와 어린이 정서에 맞지 않다는 것, 그리고 소모성 예산이 있다고 판단하여 시에서 지원하는 민간행사보조비 3억원을 삭감조치했다.
하지만 영화계에서는 고양어린이영화제가 성공적으로 출발선을 끊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5년 8월 처음으로 열린 이 영화제는 32개국 142편의 영화를 상영하여 3만3259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33개국 166편의 영화를 초청한 2회 때는 4만3350명의 관객을 동원해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어린이 관람객 또한 2회 때는 1회에 비해 5천명가량 늘어난 2만986명을 기록했다. “시의회와 갈등을 갖기보다는 더욱 적극적인 설득을 통해 영화제가 무리없이 개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막판 해결 가능성을 시사하는 영화제 관계자도 있지만, 고양시가 영화제를 정치논리나 손익계산서만으로 바탕으로 판단하는 한 안정적인 운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