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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절반 이상 ‘초짜’들이 만든다
문석 2007-02-12

제작가협회 발표, 2001~2004년 신인감독 작품이 51% 차지

최근 발표되는 한국영화의 절반 이상이 신인감독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밝혀졌다. 영화제작가협회(제협) 정책실이 2001년부터 2004년에 나온 한국영화 237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인감독이 만든 영화는 121편으로 전체의 51%를 차지했다. 최초로 작품을 맡는 프로듀서 또한 129명으로 전체의 54.4%를 기록했다. 조감독의 경우 더욱 심해, 해당 작품에서 처음 조감독을 맡은 경우는 156명으로 65.6%였다. 결국 한국영화의 절반 이상이 신인감독과 조감독, 신인 프로듀서에 의해 생산됐다는 얘기다. 한편 2001년과 2004년 사이 신생 제작사(43.2%→29.9%), 신인 촬영감독(22.73%→16.42%), 신인 미술감독(34.09%→17.91%)의 비율은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오기민 제협 정책실장(아이필름·마술피리 대표)은 “이 통계는 한국 영화계가 숙련되지 않은 인력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시나리오만 잘 써오면 연출력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도 감독을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고, 스탭과의 계약이 제작기간이나 회차와 무관하게 작품별로 이뤄지고 있는 탓에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신인급 스탭들이 현장을 주도하는 분위기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7월1일부터 영화산업노조와 제협 사이의 협약이 시행되면, 시간 단위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신인급 스탭의 미숙한 현장 장악력으로는 정해진 기간과 예산 안에서 영화를 완성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오기민 실장은 “과거에는 미숙한 진행으로 인한 비용 상승분을 스탭의 희생으로 버텨냈지만, 앞으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당면한 한국영화의 위기는 전문화된 인력과 효율적인 시스템으로만 극복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