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극장수입 앞으로 2배 증가 전망, 불법복제·일관성 없는 정책 등이 걸림돌
대륙은 도약하는가. 중국의 박스오피스 수입이 향후 3년간 2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디어 조사기관인 스크린 다이제스트와 닐슨NRG는 최근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 “중국의 영화산업: 기회와 장애”를 통해, 지난해 3억3600만달러를 기록한 중국 박스오피스 수입이 2010년에는 7억2천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파른 성장의 동력은 중국의 시장 개방과 멀티플렉스의 급속한 증가세. 2005년에 2940개였던 스크린 수는 2010년에는 5천개 정도로 불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장밋빛 그림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먼저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존재한다.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된 것은 중국 정부의 규제다. 실제로 2002년 중국 극장사업에 진출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선언하고 나섰던 워너브러더스인터내셔널시네마(WBIC)는 중국 정부가 극장사업 관련 법조항을 갑작스레 수정하면서 지난해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또 다른 장애물로 꼽히고 있는 것은 중국의 고질병으로 지목되어온 해적판이다. 2005년 말 기준, 중국 내 유통 중인 불법복제 비디오와 DVD는 전체 시장의 95%로, 대부분의 할리우드영화는 개봉되기 1달 전이면 시중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해적판 천국’의 이면에는 좀더 근본적인 문제도 자리잡고 있다. 중국의 영화 티켓 값은 보통 30위안에서 80위안(3.5달러에서 10달러), VIP좌석은 120위안(15달러)으로, 소득 수준을 감안할 때 영화 티켓을 구입하는 것이 가능한 “시네마 클래스”는 전체 인구의 19%에 불과하다. 스크린 다이제스트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멀티플렉스가 제공하는 짜릿함도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월급의 엄청난 부분을 극장에 쏟아붓게 만들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난제를 해결해줄 긍정적인 방향의 지표들은 존재한다. 현재 중국은 인도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영화를 제작하고 있고, 중국 정부는 자국 영화산업을 키우기 위해 지방 극장 설립 등의 지원책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아직 도입 단계에 있는 디지털 시네마가 정착되면, 제작과 배급의 비용 절감으로 티켓 값도 자연히 하락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중국의 가장 큰 힘은 머릿수다. 한 사람이 극장을 찾는 빈도가 현재의 0.14배만 증가한다면, 중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영화시장이 된다. 스크린 다이제스트와 닐슨NRG의 관계자들은 “인구의 규모가 워낙 거대하기 때문에, 사소한 변화만으로도 박스오피스가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다”며 “인구가 13억명이 넘고 가파른 경제 성장을 기록 중인 중국은 세계 최대의 영화시장이 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