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제작자들의 모임인 한국영화제작가협회(제협)가 새 지도부를 꾸렸다. 1월25일 제협은 정기총회를 열고, 전임 김형준 가드텍 대표에 이어 제협을 이끌 회장으로 차승재 싸이더스FNH 공동대표를 선출했다. 부회장으로는 김두찬 시네마제니스 대표와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가 뽑혔고, 정책위원장은 오기민 아이필름·마술피리 대표가 연임하게 됐다. 이외에도 운영위원 상당수가 교체됐다. 차승재 대표는 당선 직후 “굉장히 힘든 격랑의 시기에 회장을 맡게 돼 원양 항해를 나가는 선장의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의 소감처럼 차승재 신임 회장을 비롯한 제협의 새 지도부의 과제는 크고 묵직하다. 그중 가장 큰 사안은 영화산업노조와의 관계다. 제협은 현재 중단돼 있는 노조와 임금협상을 타결해야 할 뿐 아니라 7월부터 현장에서 노사협의사항이 적용된 뒤 발생할 갖가지 시행착오를 모두 극복해야 한다. 제협은 이를 위해 제작자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데 이어 노사협의사항을 실제로 적용해보는 시범적인 영화 현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 하나 제협이 신경을 기울여야 할 문제는 부가판권사업이다. 최근 한 IPTV업체가 제작자쪽과 상의없이 과금체계와 수익 배분율을 결정하는 등 가뜩이나 침체인 부가판권시장에 부정적인 요소가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것이다. 해외시장 개척 또한 제협이 당장 챙겨야 할 문제. 장동찬 제협 사무차장은 “그동안 한국영화의 해외사업은 일본 위주로 진행됐는데 앞으로는 아시아 전역으로 넓혀나가야 하며, 유럽영화권과도 좀더 활발한 교류를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산업합리화를 위한 다양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지난해 가을 출범한 아시아프로듀서네트워크(APN)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한편 제작자들의 오랜 숙원인 부율문제 또한 해결을 봐야 한다. 장동찬 차장은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신중하게 접근 중이며, 2월 초쯤부터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