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의 별들이 움직인다. IHQ와 더불어 대표적인 대형 매니지먼트 기업인 팬텀엔터테인먼트 배우들을 중심으로 스타들의 이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정재와 이병헌은 재계약 없이 독립했고, 장진영은 최지우의 소속사 예당엔터테인먼트로 옮겼다. 이러한 이동은 지난해 우회상장을 통해 팬텀엔터테인먼트에 합병된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의 입지가 달라지며 촉발됐다. 매니지먼트의 플레이어, 음반의 이가, DVD의 우성이 합쳐진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팬텀은 지난해 9월 최대주주가 이가쪽으로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11월 주주총회를 거쳐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 김정수 대표가 팬텀을 떠나게 됐다. 김 대표는 현재 새로운 매니지먼트사 오라클을 설립했다. 오라클은 임창정, 신은경, 류승범, 김민희, 윤정희 등이 소속된 상태. <일간스포츠> <중앙일보>와 제휴하며 미디어 사업 역량을 확대한 팬텀은 대신 아나운서와 코미디언들을 집중적으로 영입했다.
한편, 이 과정에서 배우 이정재의 <비룡전> 캐스팅과 관련해 이정재 쪽과 팬텀의 주장이 엇갈리기도 했다. 제작사 다인필름이 이정재의 <비룡전> 캐스팅 사실을 밝히자, 소속사 팬텀은 “이정재의 차기작이 결정된 바 없고 계약기간이 2년 남아 있다”고 응수했다. 그러나 이정재쪽은 “<비룡전> 출연을 결심한 상황이며,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와도 재계약하지 않았고, 팬텀과 남아 있는 계약도 없다”고 밝혔다. 이정재는 현재 팬텀과 무관하며, 과거 몸담았던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와도 계약이 끝난 상황. 이정재는 당분간 다른 매니지먼트사와 계약없이 혼자 활동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 중이다. 배우의 계약 만료와 기업의 상황 변화가 맞물려 벌어진 사건이다.
지난해 빗발쳤던 우회상장이 매니지먼트 업계의 대형화, 산업화를 불렀지만 반대로 대형 스타들의 개별화를 가속화하기도 한 셈이다. 이것은 동전의 양면이다. 배용준이 설립한 BOF가 지난 4월 이나영을, 10월 장동건이 소속된 스타엠엔터테인먼트가 현빈을 영입한 일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대형화가 매니지먼트에 악영향만 끼친 건 아니다. IHQ처럼 수많은 스타들과 일하면서 안정된 구조의 회사도 대형화로 더욱 공고해졌다”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배우가 많은 3월에는 또 한 차례 ‘별자리 이동’이 일어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