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의 죽음이 영화화된다. 스파이, 억만장자와 대통령의 개입, 방사능 중독으로 인한 죽음까지 할리우드 스릴러물을 고스란히 옮긴 듯한 드라마틱한 소재이기에 조니 뎁과 마이클 만이 한꺼번에 군침을 흘리는 중이다. 때문에 같은 사건을 다룬 두편의 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동시에 제작되는 흔치 않은 상황이 연출될지도 모르는 일. 조니 뎁의 제작사인 인피니텀 니힐은 2006년 11월 러시아 정보기관(KGB) 후신인 FSB 1급 요원이었던 알렉산더 리트비넨코가 독살당한 사건을 스크린으로 옮기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뉴욕타임스> 기자인 앨런 코웰이 쓰고 있고 내년에 출간될 <샤샤의 이야기: 러시아 스파이의 삶과 죽음>의 저작권까지 구입한 상태. 조니 뎁은 프로듀서와 주인공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반면 컬럼비아픽처스는 리트비넨코의 미망인과 절친한 친구였던 알렉스 골드파브가 공동집필 중인 <반체제자>의 저작권을 150만달러에 사들였고 이 영화의 연출을 마이클 만에게 맡긴다고 발표했다. 리트비넨코는 체첸전이 러시아 정부의 자작극이며 “푸틴이 러시아 재력가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암살을 지시했다”고 주장해 여러 차례 체포됐고 2000년 마침내 영국으로 망명했다. 이후에도 계속 반러시아 인사로 활동했던 그는 2006년 11월1일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의 일식당 ‘이추’에서 쓰러져 치료를 받았으나 3주 만에 사망했다. 리트비넨코의 사인이 방사능물질인 폴로늄-210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한때 푸틴 대통령이 그의 죽음을 사주했다는 설이 널리 퍼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