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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영화인] 한·미 FTA 찬성 광고는 허용하고, 반대 광고는 곤란하다?
이영진 2007-01-16

한·미 FTA 찬성 광고는 허용하고, 반대 광고는 곤란하다? 한국광고자율기구의 최근 결정에 대해 영화계 안팎에서 불만이 터져나옵니다. 이제, 영화인과 농민이 함께 만든 <고향에서 온 편지>를 보고 싶습니다. 정부 광고는 충분히 봤걸랑요∼.

신작 준비 안 하고 <고향에서 온 편지> 만들겠다면서 경남 함안에 다녀온 K 감독 “어이없다. 광고감독 전에 잠깐 한 적 있는데 그때도 이런 경우가 없었다고. 혹시나 상황이 바뀌었나 해서 광고 일 하는 친구들한테 문의했더니 자기들도 이런 경우 처음 본다고 하더라니까. 방송 못하게 할 거라는 예상은 했는데 당하고 보니 더 치졸하고 교활한 것 같아. 그래도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농민이 만들어주신 돈으로 사실 황금시간대를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만 놔뒀으면 그냥 조용히 지나갔을지도 모를 일인데, 외려 그쪽에서 쟁점을 만들어주잖아.”

자율심의는 세련된 검열임을 몇 차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독립영화 관계자 “그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방송시장이 아예 자유화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니까. 방송의 공공성을 직접 나서서 챙기겠다는 단체에서 외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이들의 입을 틀어막는 짓이나 하잖아. 일방적 주장이나 설명은 곤란하다고 했다던데, 그동안 매체를 통해 유포된 정부의 FTA 홍보는 뭐야. 그쪽은 물량이 되니까 봐주는 거고, 이쪽은 돈이 얼마 안 되니까 그러는 건가. 정부도 그래. 내가 하면 공공이고, 네가 하면 공적(公敵)이야라는 태도는 좀 버려야지.”

머리는 보수가 됐다 해도 몸은 여전히 진보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는 제작자 J씨 “영화인들이 좀더 벌떼처럼 덤벼야 해. FTA 반대하자고 했으면 좀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로만 반대하는 영화인들도 적지 않을걸. 그럼 뭐하냐고. 충무로에 머리는 진보라고 믿는데, 몸은 보수에 가 있는 사람들 꽤 돼. 저쪽에서 우습게 보는 것도 그런 거라고. 이렇게 하면 너희가 뭐 어떻게 하겠어 하는 거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