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스타 파워가 줄어들고 있다는 주장들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중간에 스타 파워라는 부분이 과장된 게 아닌가 싶다. 영화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충무로에 토착자본 이외의 자본들이 많이 유입됐다. 영화사가 제대로 정립되기 전에 몰려온 일반 투자자들이 투자의 잣대를 정하면서 스스로 스타에 대한 믿음을 키운 듯하다. 스타 파워라는 게 스타가 나오면 그 영화를 볼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인데 무조건 볼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 스타 파워는 그 사람이 나오면 관심이 생기고 주목하게 하는 효과 정도이고 그런 수준의 스타 파워는 언제나 있었고 약화된 적 없다고 생각한다.
스타 파워는 어떻게 매겨진다고 생각하나. 지명도, 그리고 그와 관련된 인기도를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설경구 혹은 송강호가 출연한 영화를 보고 싶다고 하는 건 꼭 인기도와 직결된 문제는 아닌 듯하다. 우리의 경우 ‘배우 같이 만든다’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해당 배우의 연기와 작품 선택 능력에 대한 신뢰가 결합된 결과가 아닐까 한다.
특정 스타를 타깃으로 기획된 시나리오를 받은 적이 있나. <어린 신부> 이후 문근영에게 비슷한 종류의 시나리오가 쏟아져 들어왔다. 그전에 여고생 캐릭터를 연기할 배우들이 많이 없었던 탓인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문근영 아니면 진행이 어려운 영화였다.
스타만 제공하면 지분을 주겠다거나 공동제작에 이름을 올려주겠다는 식의 제안을 받은 적은 없나. 굉장히 많이 받았다. 신생 제작사들은 작품 한편을 안정적으로 만드는 게 우선적인 문제라서 그 배우만 캐스팅되면 제작지분을 반 주겠다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식의 캐스팅이 오히려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고 보고 그 때문에 그런 식으로 일해본 경험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