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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곤-시에나 길로리 인터뷰] 여전사로 인식되고 싶진 않다
김도훈 2006-12-20

블루 스크린에서 연기하는 건 어땠나. 장대에 매달린 공을 드래곤이라 여기고 연기했다. 그럴 땐 자신의 상상력을 부추겨야 한다. 우리는 자신만의 완벽한 드래곤을 항상 상상하지 않나. 그런데 영화를 봤더니 사피라는 내가 한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드래곤이었다. 약간의 우스꽝스러운 점도 있고. 그저 우아한 용일 거라 상상했는데. (웃음)

판타지영화가 인기있는 이유는 뭘까. 요즘처럼 정치적으로 심란한 시절에는 더더욱 판타지가 필요하다. 요즘의 우리는 대체 누구랑 싸워야 하고, 누가 진정으로 공정하며,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또 우리가 믿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믿어야 하는지, 우리가 전쟁에 나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도무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그러므로 선악이 간결한 판타지영화는 그런 문제들을 바깥으로 분출하는 배출구가 되어줄 수 있다.

<스타워즈> 등 많은 영화들에서 영향을 받은 이야기 같다. 판타지란 게 원래 같은 이야기의 반복이지만 <에라곤>에 특별히 독창적인 점이 있다면 그건 드래곤과 소년의 관계다. 그리고 여성 캐릭터! 원작자 파울리니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을 매우 존중하는 작가다. 이런 이야기에서 나 같은 캐릭터는 대개 무슨 성처녀 같은 역할인데(웃음), 파울리니는 캐릭터를 당당한 전사로 만들었다. 매우 현명하다.

<레지던트 이블2>와 <에라곤> 등 계속해서 여전사 이미지가 강렬한 역할들을 맡아왔다. 글쎄. (웃음) 여전사가 되겠다는 어떤 특정한 목표는 없다. 그저 내가 그 역할들을 잘했기에 그렇게 보일 수도 있을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인식되고 싶지 않다. 나라는 배우의 이미지보다는 캐릭터가 더 잘 보이는 배우였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들은. 나는 남자애가 아니라 무슨무슨 베스트10 같은 건 뽑지 않는다. (한참 고민 뒤) 음. 스톤 로지즈, 아. 그건 음악가고, 레드 제플린. 아. 그것도 음악이네. (웃음) 도저히 고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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