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내부 문서가 <씨네21>에 날아들다니. 처음엔 내부 고발 투서인 줄 알았습니다. 비리가 있으니 비판 좀 해달라는 부탁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랍니다. 대행사 실수랍니다. 하긴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적에게 내 죽음을 알리지 말라는 이순신 장군님의 금언을 뼛속 깊이 간직하고 실천하는 민족인데 말입지요. --;;
갑자기 꺼진 불도 다시 보고 싶어졌다는 마케터 A씨 “CJ쪽은 완전히 발칵 뒤집어졌겠네. 대행사는 완전 잘리겠다. 실수치곤 너무 큰 거 아냐. 기업 입장에서 해프닝으로 덮고 가기 뭣하지. 이미지 데미지가 상당할 테니까."
상주 직원이 5명이 채 안 되는 제작자 P씨 “자기들 회사에서 자기들 직원들한테 영화 좀 보라고 하는 게 뭔 문제야. 내가 풀빵 파는 사장이라고 쳐봐. 신제품 하나 나왔어. 직원들한테 하나씩 사먹어봐라,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지. 적절한 비유인지 모르겠지만, <씨네21> 기자들도 다른 사람들한테 <한겨레21> 정기구독하라고 하잖아. 복지 예산을 그렇게 쓰는 게 뭐가 나쁜지 잘 모르겠네."
리허설없이 못 산다는 원칙의 투자자 L씨 “전사(全社) 차원에서 나서서 예매율 높이는 건 CJ 말고 다른 경쟁업체의 전매특허야. CJ는 거기에 비하면 양반이지. 다만 <중천>의 경우 부담이 크니까 그렇게 했을 텐데. 뭐든 해본 사람이 잘하는 법이지. 이렇게 어이없이 드러나는 거 보면 지금까지 CJ는 별로 트릭을 안 썼다는 증거야. 심지어 어떤 회사는 전 직원이 예매권 구매에 나서기도 하는데, 뭘.”
위너보다 백로가 되고 싶다는 마케터 J씨 “전엔 예매율을 관계자들끼리만 알았잖아. 이제는 온라인 예매 자체가 마케팅 툴이 됐지. 사실 관객은 다른 영화 보고 싶어도 예매 1위다, 이주의 기대작이다 뭐다 그러면 눈이 그리 간다고. 그런 상황을 감안하면 오해받을 짓은 안 하는 게 좋지 않겠어?”
창립작 흥행 참패에도 관객을 신뢰하는 제작자 O씨 “강요였다면 문제가 달라질지 모르지만 권유라면 큰 문제 아니라고 봐. 무엇보다 관객도 눈 다 있어. 대세를 좌우하지 못한다고. 초반의 예매율 높이고 분위기 띄우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흥행 대세를 좌우하진 못하지.”
대기업을 ‘쫌’ 아는 마케터 K씨 “계열사없는 중소 투자배급사는 하고 싶어도 못하는 거지. 대기업이야 큰돈 들이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모든 영화들이 다 그런 혜택을 받을 순 없어. 관심이 가는 프로젝트니까 서로들 프로모션 차원에서 주고받고 하는 거지. 계열사라고 다 오케이하는 거 아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