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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로 부활한 산타클로스 납치사건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3D>
김현정 2006-12-06

전무후무 산타클로스 납치 사건, 3D로 부활하다.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은 1993년 제작된 스톱모션애니메이션이다. 음산하지만 귀여운 인형 캐릭터들이 말썽을 부리고 사랑을 하고 노래도 불렀던 이 애니메이션은 할로윈과 크리스마스라는 이질적인 명절을 조합하여 두고두고 떠올리며 즐거워할 만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13년이 지났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특수효과를 담당한 ILM은 디지털 소스도 존재하지 않는 <팀 버튼의…>를 3D애니메이션으로 다시 만들어 크리스마스가 임박한 2006년 겨울에 내놓았다. 아마도 관객은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심정으로 이 영화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공들인 수공예품이었던 <팀 버튼의…>가 무자비한 테크닉을 견디고 살아남았을까 혹은 조금 춥게 살아도 이사하고 싶을 정도로 매혹적이었던 할로윈과 크리스마스 마을이 입체적인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다니 얼마나 설레는가. 어쨌든 이야기는 그대로이다.

할로윈 마을의 인기 스타인 해골인형 잭(크리스 서랜던)은 왠지 모를 우울과 허망함에 시달리고 있다. 들판을 배회하다가 우연히 크리스마스 마을을 발견한 잭은 총천연색 명절을 즐기며 아이들의 환대도 받는 크리스마스에 마음을 빼앗겨 산타를 감금하고 대신 산타가 되겠다는 야망을 품는다. 잭을 짝사랑하는 누더기 인형 샐리(캐서린 오하라)는 이루어지지 못할 꿈을 꾸는 그가 걱정스럽기만 하다. 잭은 마을 물을 흐리는 악당 부기 우기를 사주해 크리스마스를 차지하려 하지만, 황당하나 천진했던 야심은 크리스마스가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르는 음모로 이어진다.

3D 제작을 담당한 ILM과 돌비 래버러토리는 디즈니에서 제작한 인형을 연구하고 원작의 프레임을 그대로 옮겨놓는 노동을 감수하면서 이 영화에 매달렸다. 기존 3D와는 달리 영사기 한대로 두 가지 영상을 번갈아 영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에 멀미를 일으키곤 했던 잔상과 번짐 현상이 사라졌다는 것이 ILM의 자랑. 디지털로 작업한 영상 일부를 먼저 본 제작자 팀 버튼과 감독 헨리 셀릭도 만족을 표했다고 하니 원작에 모욕이 되지 않았을까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을 듯하다. 무엇보다도 유령들이 씩씩하게 부르는 <This Is Holloween>, 왠지 좋은 일을 하고 있는 거라는 착각마저 들게 할 정도로 귀여운 &lt;Kidnap the Sandy Claws> 등을 이 차가운 계절에 다시 들을 수 있다는 기쁨만으로도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3D>는 마냥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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