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많은 편수의 영화를 생산하는 발리우드 배우들의 출연료는 얼마나 될까. 톱스타들은 편당 10억원 정도는 받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추측이었다. 최근 인도 최대 유력지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발리우드의 대표적인 코미디 배우 악쉐이 쿠마르를 다루면서 배우들의 출연료가 그 이상임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프리야다르샨 감독의 새 영화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비너스 프로덕션은 악쉐이 쿠마르에게 8.5크로르(약 18억7천만원)를 출연료로 제안했다고 전했다. 최종 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지만 얼마 전 그가 비너스쪽과 14억3천만원에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있기 때문에 계약 가능성이 충분다고 덧붙였다. 비너스 프로덕션은 악쉐이 쿠마르의 첫 흥행작 <Khiladi>(1992)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좀더 흥미로운 것은 악쉐이 쿠마르의 출연료가 발리우드 최고 액수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최근 인도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SF영화 <끄리쉬>의 주인공 리틱 로샨이 근래 출연한 3편의 영화 출연료로 77억원을 받았다고 언론은 전했다. 영화 한편당 25억원 이상의 출연료를 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인도의 영화시장 규모를 생각해보면 고액의 출연료가 무색하다. 미디어 관련 전문시장조사기관인 영국의 스크린 다이제스트 보고에 따르면 인도는 1991~96년 사이 국가별 평균 영화제작 편수에서 851편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또한 국민 한 사람이 1년에 평균 9편의 영화를 관람하는 것으로 나타나 국가별 1인당 연간 관람 횟수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관객의 충성도에 힘입어 한해 영화관 입장객 수도 8억명에 달해 역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1998년 전 인도를 휩쓸었던 영화 <Kuch Kuch Hota Hai>는 그해에만 4억명 이상의 관객이 들었다. 보통 인도의 시골 영화관 입장료를 700원으로 계산한다고 해도 2800억원 이상의 개봉수입을 올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게다가 인도에는 수년 전에 개봉한 영화를 현재까지 상영하는 영화관들이 상당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수입은 훨씬 많을 것이라고 영화전문가들은 말한다. 할리우드영화의 인도 영화시장 점유율이 5%가 채 안 되고, 미국과 유럽으로 진출하는 발리우드 배우들이 점점 늘어나는 점을 감안할 때 발리우드 배우들의 몸값은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