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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버스> 멀티상영관 개봉 수난

이탈리아 극장측 충격적 섹스장면에 "포르노 영화 이미지" 이유로 상영 거부

존 카메론 미첼 감독의 새 영화 <숏버스>가 이탈리아 영화관들로부터 상영을 거절당했다. 올해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받은 <숏버스>는 11월24일 이탈리아 개봉을 앞두고 있었지만 다수의 개봉관들이 이 영화를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이탈리아 배급사 빔은 애초 100개의 상영관을 예상했으나 멀티플렉스 상영관을 주축으로 한 극장들이 이 영화 상영을 거부하면서 상영관 수가 100개에서 60개로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숏버스>가 이탈리아 영화관들로부터 거절당한 이유에 대해 빔 배급사의 발레리오 데 파올리스는 “질이 높은 영화를 상영하는 경영인들도 이 영화가 교양에 어긋나는 영화라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전했다. <숏버스>는 포르노영화라는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빔 배급사는 <숏버스>가 아직 영화심의위원회의 판정을 받기 전이었는데, 이탈리아 영화관들이 심의 판결이 발표되기도 전에 상영을 거부한 것은 이례적이라고도 했다. 이 영화는 지난 11월20일에야 18세 미만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개봉을 거부하는 상영관은 멀티상영관이 주축을 이루었다. 최근 이탈리아의 멀티상영관은 혼잡한 시내를 벗어난 곳에 위치한 덕에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나들이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들이 <숏버스>를 거부한 것은 가족이 함께 볼 수 없는 영화이기 때문일 것이다. 20여개의 스크린을 가지고 있는 멀티상영관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다양성을 관객에게 제공한다는 것이다. 멀티상영관은 12편에서 15편의 영화들을 20개 상영관에서 동시에 상영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탈리아에서 다수의 개봉관들이 상영을 거부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의 <육체의 악마>(Diavolo in corpo, 1986), 카트린 브레야 감독의 <로망스>(Romance, 1999) 등의 영화들이 그 전례를 거쳤다. <숏버스>는 존 카메론 미첼의 두 번째 장편으로 남과 여, 호모, 그룹, 자위, 오럴 등 섹스의 모든 형식을 공개한다. 포르노영화를 찍어본 전문배우들이 아닌 40여명의 배우들이 자유롭게 섹스를 한다. 섹스장면이 대부분이고 시뮬레이션이 아닌 진짜 행위가 있고 충격적인 섹스장면에 너무 리얼해서 쇼크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영화. 절실한 가톨릭 문화와 군인 집안의 피를 가지고 있는 감독의 성장배경과 영화를 같이 놓고 본다면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 영화는 클래식한 미국의 독립영화 스타일에 우디 앨런식의 풍자를 소스로 곁들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9· 11 테러 이후 뉴욕의 불법 업소인 ‘숏버스’를 공유하는 뉴욕 젊은이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노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룹섹스를 즐기는 뉴욕 젊은이들의 이면에는 존재와 삶의 무거움이 드리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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