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불법은 필요없다. 11월2일 워너홈비디오코리아(이하 워너)가 imbc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의 합법적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 메이저 포털과 주요 사이트들이 이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선발주자 워너가 일단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워너는 11월7일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와 콘텐츠 유통 계약을 맺고, “내년 1월부터 싸이월드와 네이트닷컴에 다운로드 서비스를 위한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했다. 워너 조홍연 부장은 “미니홈피에서 일촌끼리 디지털 아이템과 선물을 주고받는 사례에서 착안해 영화도 그러한 아이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디지털 영화세대에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할 수 있다. 더불어 네이트닷컴이라는 포털을 보유한 점도 SK와 우리가 손잡은 이유”라고 밝혔다. 다운로드 서비스에 경험이 많고 방송 콘텐츠를 보유한 imbc를 초기 파트너로 택한 뒤 강력한 커뮤니티 사이트, 포털, 메신저를 보유한 SK를 두 번째 파트너로 낙점한 워너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아직 대다수 포털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일관하고 있지만 네이트닷컴이 워너의 킬러 콘텐츠를 기반으로 다운로드 서비스를 선보인다면 인터넷 영화시장의 판도 변화는 불가피하다.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서비스를 절충한 KTH도 눈에 띈다. KTH는 11월1일부터 포털 파란닷컴을 통해 파란VOD 다운로드 서비스를 오픈했다. KTH 기국간 팀장은 “불법 유통이 만연했던 영상 콘텐츠 유통시장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KTH에 충무로가 주목하는 이유는 국내 최대 영화사 싸이더스FNH의 주요 주주라는 요소 때문이다. 부가판권 시장에서의 한국영화 신작의 비중을 감안하면 이러한 관계는 장기적으로는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의 최초 여부를 두고 KTH와 SK가 설전을 벌인 사실도 흥미롭다. KTH는 “먼저 파란닷컴이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 내년 1월 시작하는 SK가 최초 운운하는 건 모순”이라는 입장이며, SK쪽은 “현재 파란닷컴의 서비스는 이용기간에 제한을 두기에 온전한 다운로드 서비스와는 차이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제 합법적인 영화 다운로드의 문은 활짝 열렸고, 손님을 모시는 일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