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약하신 분들은 관람을 삼가시길. 영국에 <쏘우3> 경계령이 내려졌다. 영화를 본 관객이 충격을 견디지 못해 쓰러지는 사태가 속출한 것. <가디언>에 따르면 영화 개봉일인 10월27일 하룻밤에만 3개의 극장에서 구급차를 호출했고, 5명의 관객이 응급구조사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정신을 회복했으며 한 여성은 아예 병원으로 실려갔다고. 그 밖에도 다수의 관객이 상영 중에 비명을 지르며 극장을 뛰쳐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니발> <블레어 윗치> 등 과거에도 영국 관객을 실신하게 만든 영화들은 존재했지만, 이번처럼 광범위한 사태가 발생한 것은 최초라고 <버라이어티>는 전했다. 영국의 한 응급구조사는 "19년 경력에 이런 일은 처음 본다. 심지어 한 극장에서 3대의 구급차를 부르기도 했다”며 “금요일 밤에 그 수의 구급차가 한곳에 동원되는 경우, 다른 응급 환자들이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영국의 응급구조단 ‘이스트 앵글리안’의 대변인은 “우리가 사람들에게 영화를 보러가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싶다면 미리 충분한 마음의 준비를 할 것을 권한다”며 “스스로 심장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되도록 빨리 뛰쳐나갈 수 있는 곳에 좌석을 잡는 것이 좋다”는 충고를 전하기도 했다.
<쏘우3>는 시리즈 1, 2편의 맥락을 그대로 잇고 있다. 살인마 직쏘가 사람들을 폐쇄된 공간에 감금한 뒤, “삶에 감사하지 않는” 그들을 깨우친다는 명목으로 잔혹한 고문을 행사하는 것. <쏘우3>에는 썩은 돼지의 시체에 사람을 처박고, 드릴로 뇌를 절개하는 등 전편들보다 훨씬 더 자극적인 장면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리와 캐릭터는 빈약해지고, 오직 잔인함만이 배가되었다는 평이 주를 이루는 상황. <뉴욕타임스>는 “이 시리즈의 가장 우울한 점은 인간에 대한 극악한 묘사”라며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일어나서 자리를 뜨는 것”이라 평했고, <BBC>는 “이 영화의 각본가는 어떤 고문을 발명할까 고민하는 데 모든 시간을 쏟아부은 것이 틀림없다”며 비아냥거림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를 둘러싼 모든 소동과 혹평들이 흥행에는 오히려 길조로 작용한 것일까. <쏘우3>는 미국에서 개봉주에만 3430만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이로써 시리즈 3편이 3년 연속 할로윈데이 정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에서는 오는 11월30일 극장가를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