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독립영화관>이 끝내 폐지된다. KBS는 최근 11월17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독립영화관>을 정규 편성에서 제외하고 <아시아의 창>이라는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KBS는 “<독립영화관>이 정규 편성에서는 제외되지만 비정규적으로 편성할 것이므로 폐지가 아니라 잠정 중단”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독립영화계는 “방송의 기본인 정규 편성에서 빠진다는 것은 사실상 폐지”라면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등 독립영화 관련 단체들은 조만간 KBS의 처사를 비판하는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원승환 한독협 사무국장은 “그동안 독립영화계뿐 아니라 시민운동단체와 문화예술계가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는데, 공영방송 KBS는 문제제기하는 쪽의 입장을 제대로 들으려 노력하지 않았다.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원 국장은 “KBS는 <독립영화관> 폐지에 관한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상영할 작품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이번 서울독립영화제에 출품된 작품 수만 600편에 달한다”고 반박했다. 특히 이번 KBS의 조치는 10월23일 문화관광부와 열린우리당 한국영화발전TF가 발표한 ‘영화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에 담긴 “독립영화의 배급과 상영을 지원하기 위해 지상파, 케이블TV와 협의, 독립·예술영화의 편성을 확대한다”는 계획과도 전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정책의 일관성을 의심하게까지 한다. 한독협 등은 KBS를 상대로 계속 <독립영화관>의 정규 편성을 요구할 계획이며, 다른 방송사에도 독립영화 프로그램 편성을 촉구할 방침이다.
한편, <독립영화관>의 11월10일 방송분은 한국 독립영화의 불을 댕긴 장동홍, 장윤현, 이재구 감독의 1990년작 <파업전야>를, 마지막 회인 11월17일에는 안슬기 감독의 <다섯은 너무 많아>를 각각 방송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