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는 어린 남매가 하염없이 기다리던 부모의 자리를 애완견으로 메운다. 주인공 찬이가 여동생 소이의 생일에 강아지를 훔쳐오는 행동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처음 생일선물로 훔쳐온 ‘마음이’는 소이의 어리광, 그리움, 눈물을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찬이의 짐을 나눠지는 유사 가족의 역할을 수행한다. 가족영화의 관습을 그대로 따르는 전반부는 빙판 위의 비극을 기점으로 엉뚱한 방향으로 돌아선다. 드라마의 극적인 요소를 강화하려고 애견영화의 주인공 마음이(달이)에게 엄청난 죄의식을 부과하는 스토리는 비약으로 느껴진다. 마음이의 찬이를 향한 외로운 애정과 찬이의 외면으로 이루어진 후반부의 시선은 둘의 관계를 왜곡한다.
11살 찬이(류승호)는 어린 동생 소이(김향기)와 단둘이 산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사라져버린 어머니는 돌아올 기약이 없다. 찬이와 소이의 유일한 위안은 찬이가 훔친 리트리버 ‘마음이’다. 하교하는 찬이를 소이와 마음이가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며 그들의 삶은 잔잔하게 흘러간다. 설상가상으로 남매를 보살피던 고모와 고모부가 직장 때문에 이사를 간다. 고모는 찬이에게 엄마가 마지막으로 연락했던 주소를 남기고 떠난다. 겨울이 오고 찬이와 소이는 마음이가 끄는 개썰매를 타며 신나게 빙판 위를 달린다. 찬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소이와 마음이는 치명적인 위험에 빠진다.
고되지만 단란했던 두 남매와 마음이의 삶을 비추는 전반부는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마음이에게 상처와 죄의식을 남긴 뒤 진행되는 후반부는 무리한 구성으로 삐걱거린다. 천신만고 끝에 마주친 엄마가 건넨 돈마저 거절하고, 아이들을 폭행하는 두목에게 대드는 사려깊은 인물 찬이가 순식간에 앵벌이에 합류하는 감정 변화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일은 애정을 바탕으로 한다. <마음이…>처럼 한 남자와 리트리버의 우정을 다룬 <우리개 이야기>에서 주인공 야마다(나카무라 시도)와 애견 포치의 관계만 봐도 그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찬이가 마음이에게 가하는 원망과 폭행은 그렇다쳐도, 앵벌이 두목이 마음이를 구타하고 강제로 투견을 시키는 장면은 애견인은 물론 가족관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가족영화에서도 무감각하게 불필요한 폭력이 과도하게 반복되는 양상이다. <마음이…>에는 극적 드라마보다는 인간관계처럼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도 동등하다는 인격적인 시선이 먼저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