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와 디즈니가 손을 잡았다. 10월18일, 소니픽쳐스릴리징인터내셔널과 브에나비스타인터내셔널은 “두 회사의 영화와 한국에서 자체 제작된 영화를 공동으로 배급하는 합작투자회사를 11월30일에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소니쪽과 함께 이번 결정을 공식발표한 월트 디즈니 모션 픽처스 그룹 마크 조라디 사장은 “우리는 양사의 영화들이 한국에서의 새로운 박스오피스 기록을 가져다줄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신설되는 합작사 대표는 소니픽쳐스릴리징코리아 권혁조 대표가 유력한 것으로 업계는 관측했다. 두 회사는 이미 멕시코, 브라질,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합작사를 설립한 바 있다. 올해는 스위스, 인도, 대만에서의 협력을 약속했고 향후 유럽에서도 공동배급을 협의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한국 영화시장에서 브에나비스타는 7편으로 226만1273명, 소니픽쳐스는 11편으로 215만56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두 회사의 물량을 합치면 전체 영화배급 시장의 12.7%이며, 현재 배급순위 3위 시네마서비스의 13%에 육박한다. 두 회사가 합병되면 현재 직배사 중 8.6%로 수위를 차지한 UIP를 큰 격차로 제치고 정상에 오르게 된다. 새 합작사가 앞으로 개봉할 영화는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픽사의 애니메이션 <라따뚜이> <007 카지노 로얄> <스파이더 맨3> 등이다. 충무로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양사가 독립된 상황에서는 사업적 메리트가 없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주목할 요소는 소니가 과거 한국영화 펀드를 조성하려 했을 정도로 한국영화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다음 단계에서는 한국영화 배급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중소배급사가 약화된 지금, 할리우드 직배사들의 악수가 배급시장의 지형도를 얼마나,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